"갈치 안잡혀서 옥돔 잡으려 갔는데…" 가족·동료들 침통

한림항 내에 수습본부 30여명 뉴스 보며 '발동동'
3명 사망, 6명 실종…오영훈 제주지사 "수습 총력"

옥돔을 잡으러 200여㎞ 항해를 떠난 제주 어선이 통영 욕지도 해상에서 전복하는 사고가 발생해 해경이 구조에 나서고 있다. 제주에 있는 가족과 동료 뱃사람들은 TV 뉴스를 보면서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9일 오전 제주시 한림항 어선주협회 사무실에 A(29t·근해연승어선·승선원 9명)호 사고수습본부가 마련됐다. 사무실에 모인 30여명의 가족, 동료들은 실시간으로 사고 소식을 전달하는 뉴스 화면에 눈을 떼지 못하고 애타게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본부에서 만난 30여년 경력의 동료 선장 B씨는 "A호 선장 C(51)씨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동료다. 뱃일을 오래했는데 선장을 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며 "사고 소식에 다들 침통한 심경"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동료 선장 D씨는 "욕지도 인근 해상에 옥돔 어장이 형성돼 있어 제주 어선들도 가는 해역"이라며 "아무래도 최근 제주 해역에서 갈치가 많이 잡히지 않아 멀리까지 가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동료 선원 E씨는 "전날(8일) 풍랑특보가 내려져 있었고 북서풍이 불었으나 조업에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에 항해에 나섰지 않았나 싶다"며 "오전부터 다들 이 곳에서 뉴스를 보면서 빨리 구조되길 바라고만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이날 오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해 실종자 가족 지원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인도네시아 대사관을 통해 외국인 선원의 가족들과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 또 어업지도선 '삼다호'와 '영주호' 2척을 비상 소집해 사고 해역으로 급파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이날 오후 제주해양경찰서에서 상황판단회의를 열어 사고 대응상황을 점검하고 수습방안을 논의했다. 향후 안전교육과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이날 오전 6시43분께 통영시 욕지도 남쪽 68㎞ 해상에서 A호와 연락이 두절됐다는 어업무선국의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A호에는 한국인 선장 E(51)씨와 F(57)씨를 포함해 인도네시아 선원 7명 등 총 9명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승선원 3명이 의식불명 상태로 구조됐으나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6명은 실종 상태다.

통영해경은 경비함정, 통영구조대, 헬기 등 가능한 모든 가용세력과 해군함정·항공기를 요청 등 구조에 나서고 있다.

A호는 지난 7일 오전 10시30분께 한림항에서 출항했다. 사고 해역과 한림항까지 거리는 200㎞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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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