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원산폭격·추행 혐의 前 대구FC 선수 실형 확정

신인 후배선수 상대로 가혹행위한 혐의 등
재판 과정에서 혐의 부인했지만 유죄 판단
1심 징역형 집행유예 →2심 실형으로 상향

갓 입단한 신인 축구선수들을 상대로 가혹행위를 일삼고 성추행·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프로축구 대구FC 선수에게 선고된 실형이 최근 확정됐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강제추행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2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또 A씨에게 내려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 복지시설에 각 3년간 취업제한 명령도 유지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대구FC 선수단 숙소에서 새로 입단한 신인 선수들에게 갖은 가혹행위와 여러 차례 추행을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피해자들에게 옷을 벗도록 강요하거나, 뒷짐을 지고 머리로만 바닥을 지탱하게 하는 이른바 '원산폭격'을 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탁 위에 있던 휴지케이스를 집어던져 상해를 가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추행하거나 원산폭격을 하게 한 사실이 없다거나, 원산폭격을 하게 했더라도 경위나 시간 등이 피해자의 주장과 다르다는 취지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A씨의 주장과 달리 1심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며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다만 추행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입게 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하고 초범이라며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A씨 측은 항소심 과정에서도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일부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면서도 집행유예를 선고했던 1심과 달리 실형을 선고하며 엄중히 꾸짖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A씨)은 자신보다 나이가 10살 이상 어린 피해자들을 상대로 피고인의 요구에 쉽게 저항할 수 없었던 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특정 피해자가 선수로서 능력이 부족하다는 등 피해자를 계속 비난하는 태도로 일관해 2차 피해를 가했다"고 지적했다.

실형 선고 이후 법정 구속된 것으로 알려진 A씨는 항소심 판결에도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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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