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민주정상회의 특정국 겨냥 아냐…대만 참석, 전례 고려"

대만 장관급 화상 참석에 中 반발…'내정간섭' 외신보도 나와
"'하나의 중국' 존중 입장 변함 없어…회의 의도 폄훼 말아야"

정부가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이 참석한 것은 전례를 고려한 것으로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주최로 열린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만 장관급 인사가 참석해 중국 측 반발을 산 데 대해 "우리 정부는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임 대변인은 "어제(18일) 전문가 라운드테이블에서 관련 영상이 상영된 점은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과 제1·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전례 등 제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민주주의는 진영 대결이 문제가 아닌 인류의 보편적 가치의 문제"라며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서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증진하기 위해 개최된 것으로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의 대만 참석이 '내정 간섭'이라는 외신 보도와 관련해서는 "사실에 부합하지 않은 일부 외신의 편향되고 일방적인 보도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회의 의미를 의도적으로 폄훼하고 국가 간에 반목과 진영 대결을 부추길 뿐"이라고 꼬집었다.

전날 한국 정부 주최로 서울에서 개막한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에는 오드리 탕 대만 디지털담당 정무위원이 화상으로 참석했다.

전문가 라운드테이블 중 '인공지능(AI)과 신기술: 인권을 존중하는 민주 사회의 기술 혁신' 주제로 진행된 세션에서 탕 정무위원의 모습이 담긴 녹화 영상이 송출된 것인데, 사회자는 탕 정무위원이 "개인 전문가 자격으로 참석했다"고 소개했고 탕 정무위원은 영상에서 "다시 한번 대만을 대표해 참석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탕 정무위원은 앞서 미국 단독 주최로 열린 1차 회의와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5개국이 공동 주최한 2차 회의에도 화상으로 참석한 바 있다.

그러나 탕 정무위원의 참석 여부는 행사 직전까지 일절 공개되지 않았다.

1·2차 회의와 마찬가지로 참가국과 회의 참석자 명단은 사전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전례를 따른 것이나, 중국과 러시아를 위시한 권위주의 진영에 대한 자극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1992년 중국과 수교(대만과 단교)한 뒤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바탕 위에서 대만과는 비공식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중국은 대만 문제를 자국의 '핵심 이익'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그간 미국이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사회를 편 가르기 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 참석이 확인되기 전에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한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고 대만 독립 세력에 무대를 만들어주는 일을 중단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7일 중국 신화통신은 '민주와 무관한 민주주의 정상회의'라는 논평을 게재해 한국이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개최한 것은 미국의 '졸(卒)' 역할을 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참가국 및 참석자 명단과 주요 발표 내용·형식 등은 사전에 공개하지 않는 게 관례이며 전문가 라운드테이블은 국가보다는 유관 인사를 대상으로 (진행)한다"면서도 "이번 회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관련 국들과 충분히 소통해왔다"며 중국 당국에 대만 측 초청 사실을 미리 전달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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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