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간호사 대도시 집중…'기초학력미달' 중고생 더 늘어

통계청, 'SDG 이행보고서 2024' 발간
사회보장 세출 증가에도…교육 지체

우리나라 의사·간호사 등 보건의료인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낮은 데다 서울 등 대도시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사회보장은 확대 추세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교육 지체는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은 21일 사회·환경·경제 각 분야의 지속가능성을 통계 데이터로 진단한 '한국의 SDG 이행보고서 2024'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유엔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2016년부터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합의한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SDG) 목표별 한국의 이행 현황을 담고 있다.

◆의사·간호사 대도시 집중화 심화…인력 OECD 평균 대비 '부족'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보건의료인력은 2021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의사 2.6명, 간호사 4.6명으로 OECD 회원국 평균(의사 3.7명, 간호사 8.4명)보다 낮았다.

OECD 국가 전체로 보면 의사 3.7명, 간호사 8.4명으로 의사와 간호사 모두 한국보다 많다. 의사와 간호사 수가 가장 적은 국가는 멕시코로 인구 천 명당 각각 2.5명과 1.8명에 그친다.

한국과 비슷한 보건의료체계를 가진 독일(의사 4.5명, 간호사 12.0명)과 일본(의사 2.6명, 간호사 9.9명)은 한국보다 보건의료인력이 많다.


의사와 간호사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의사와 간호사 모두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대도시에 집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10년 전과 비교하면 대도시 집중화가 더 심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서울에서는 2011년과 2021년 사이 의사가 인구 천 명당 2.9명에서 3.9명으로, 간호사가 3.0명에서 6.2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충북에서는 같은 기간 의사가 1.7명에서 1.9명으로, 간호사가 1.8명에서 3.1명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통계청은 "보건의료인력이 대도시로 집중됨에 따라 권역 내 쏠림 현상도 심화됐다"며 "이 중에서도 특히 대구·경북권에서 인력 쏠림이 두드러짐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과 경남의 의사 수 차이는 2011년에 0.7명이었으나 2021년에는 0.9명으로 커졌다. 같은 기간 대구와 경북의 경우에는 0.8명에서 1.3명으로, 광주와 전남의 경우에는 0.4명에서 0.7명으로, 대전과 충남의 경우에는 0.8명에서 1.1명으로 격차가 커졌다.

◆사회보장 필수분야 세출 50% 넘었지만…교육·불평등 지체

지난해 사회보장을 위한 필수분야(사회복지·보건·교육) 세출은 322조3000억원으로 총 세출 중 비중이 50%를 넘었다. 특히 사회복지 분야 지출이 2011년 78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206조원으로 늘어나며 필수서비스 지출 증가를 견인했다.

교육 분야 지출은 2011년 41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96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보건 분야 지출은 2011년 7조5000억원에서 코로나19 대응에 주력했던 2022년 22조70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가 지난해 20조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상대적 빈곤율은 2022년 15.2%로 전년 대비 0.1%포인트(p) 증가했다. 이는 2017년 이후 빠르게 감소하던 빈곤율이 2022년 증가로 돌아선 것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중·고등학생의 학력 저하와 평생교육의 위축도 아직 회복되지 않는 모양새다. 중3, 고2 학생의 기초학력미달비율은 고2 영어를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전년 대비 증가했다.

'평생학습개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도 한국 성인의 평생학습 참여율은 28.5%(형식교육 0.6%, 비형식교육 28.0%)로 전년도에 비해 다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평생학습 참여의 감소 추세는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2020년부터 시작됐는데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각각 전년 대비 1.7%p, 9.3%p, 2.2%p 하락했다.

이형일 통계청장은 "중고등학생의 기초학력미달비율은 더 증가하고 평생학습참여율은 더 감소했다"며 "이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계적으로도 교육에 대한 투자감소와 학습손실로 인해 2030년이 되면 3억명의 학생이 기본적인수리능력과 문해력이 부족할 것이란 전망"이라고 전했다.


성적 불평등 측면에서 보면 여성 임금 수준은 최근 10년간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남성과의 간격은 여전했다. OECD 회원국 비교 결과 2022년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31.2%, OECD 평균 12.1%)는 가장 높고 여성관리자 비율(14.6%, OECD평균 34.2%)은 하위 두 번째다.

이형일 청장은 "한국은 사회보장지출을 꾸준히 늘려 필수서비스를 강화하고 코로나19와 같은 위기에 적극 대응해 왔지만 교육 분야에 코로나19가 끼친 영향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통계청은 SDG 데이터 기반 정책수립 근거를 제공하고 개발도상국 통계역량 강화를 위한 협력 활동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한국은 대통령 소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또한 공적개발원조의 양적 규모도 2019년 대비 SDG 종료 시점인 2030년까지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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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