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이사해서 의대가련다"…입시설명회 '문전성시'

종로학원, 의대 정원 관련 입시설명회 개최
"이사 생각도…급변하는 교육정책 안타까워"
대전 거주 수험생 "의대 갈 가능성 높아져"

"지방으로 이사할 생각이 있습니다. 교육계, 의료계 등 우리나라는 교육 정책이 정치 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게 안타깝습니다."(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어머니)



정부 정책에 따라 비수도권 의과대학(의대) 정원이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되면서, 의대 진학 관련 입시 설명회에는 학부모와 수험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지방 이사'까지 고려한다는 일부 학부모는 정부 정책이 서울 거주자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호소했다. 반대로 자녀가 의사를 꿈꾸기에는 다소 부진한 성적을 갖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으로 의대 진학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는 학부모도 있었다.

종로학원은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의대 정원 확대 관련 입시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입시 설명회에는 1000명에 달하는 학부모와 수험생이 참석했다.

종로학원은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 2일간 학부모 14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부의 의대 정원 정책'과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를 이날 공개했다.

학부모 10명 중 9명(매우 그렇다 46.5%·그렇다 44.0%)은 의대 모집정원 확대로 향후 의대에 대한 선호도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또 지역인재 전형 확대로 지방권으로 이동이 많아질 것이라고 답한 학부모가 전체의 75.5%에 해당했다.


학부모들은 정부의 의대 정원 정책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서울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학부모는 자녀의 의대 진학을 위해 '지방 이사'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등 비수도권 의대 집중 배정이 역차별이라고 호소했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40대 여성 김모(43·서울 거주)씨는 "이사할 생각이 있다. 의대 입시를 서울에서 하게 되면 출발선상에서부터 불공정하다"며 "유럽은 장기적 안목을 갖고 교육계, 의료계 등이 발맞춰서 나아가는데 우리나라 교육 정책은 급변하는 게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고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40대 여성 김모(46·서울 거주)씨도 "억울하다는 느낌이 든다. 지방에 있었으면 넉넉하게 의대에 갈 수 있었을 것 같다"며 "제도가 갑자기 발표되고 시행되다 보니 준비할 수 있었던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운명이라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와 수험생들은 비수도권 의대 집중 배정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대전에 거주하는 중학교 3학년 남학생 조모(16)군은 "대전이니까 지역 인재로 하면 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지방 사는 입장에서는 의대에 갈 가능성이 높아져서 좋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둔 남성 홍모(45·서울 거주)씨는 자녀가 의대 진학을 희망한다면 조금은 덜 경쟁적인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이번 정책을 기회로 삼아 이사를 고려한다고 했다.

홍씨는 "의대 입시 관련해서 이사할 생각이 있다. 아무래도 지방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공부하면 그 지역 자체에 친밀감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며 "물론 그 지역에 이사 간다고 의대에 갈 수 있다는 확신은 없지만 이번 기회를 노려보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일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 대학별 배정 결과'를 발표하고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면서 '인서울' 의대 정원은 동결했다.

지방권 의대 27개교의 총 정원은 2023명에서 3662명, 경인권 5개교는 209명에서 570명으로 각각 늘어난 반면 서울대, 연세대, 경희대 등 서울 8개교는 증원하지 않고 현 정원이 그대로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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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