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범죄 속도전에 주요사건도 탄력…돌아온 검찰의 시간

선거사범 검찰 입건만 650명 넘어
전담반 구성해 10월까지 총력전
'총선 개입' 부담 벗은 주요 수사팀
피의자 소환 등 사건 처리 속도낼 듯

검찰이 4·10 총선을 전후로 밀려드는 선거범죄 수사에 고삐를 죄고 있다. 여기에 '선거 개입' 부담으로 한동안 진척이 더뎠던 주요 사건 처리에도 속도를 내는 등 검찰의 수사 시계가 빠르게 돌아갈 전망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올해 초부터 검찰청별로 선거전담 수사반을 가동해 비상근무체계에 돌입한 상태다. 서울중앙지검의 경우 선관위 및 경찰과 24시간 비상 연락이 가능한 상시 협조체계를 구축했다.



검찰이 이처럼 신속한 대응에 나선 배경엔 짧은 선거범죄 공소시효가 있다는 분석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범죄의 공소시효는 선거일로부터 6개월로, 이번 총선 선거사범의 공소시효는 오는 10월10일까지다.

주어진 시간은 빠듯하지만 입건자들은 ▲제21대 1270명 ▲제20대 1451명 ▲제19대 1096명 등 최근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마다 1000명을 웃도는 등 그 수가 적지 않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이번 총선 선거사범으로 총 657명이 검찰에 입건됐다. 여기에 경찰의 자체 입건까지 더하면 중복 집계를 고려하더라도 선거사범 수는 훨씬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무부와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26일 기준 895명을 선거사범으로 적발했다.

원활한 수사를 위해선 수사기관간 협력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치러졌던 지난 20대 대선에선 검찰이 송치 전까지 경찰 수사 기록을 볼 수 없어 수사에 지장이 생겼다는 등의 지적이 제기됐다. 검·경은 이번엔 공소시효 완성 3개월 전부터 필수적으로 의견을 제시·교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총선을 앞두고 눈에 띄는 움직임이 없었던 검찰의 주요 사건 수사도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선거 개입'이란 비판에 대한 우려로 정치권 인사들이 연루된 의혹 수사에 있어 완급 조절이 불가피했는데,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그런 부담을 벗게 됐기 때문이다.

우선 검찰은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에서 금품 수수 의혹을 받는 전현직 의원들과 다시 소환 일정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돈봉투 공여자군 수사를 넘어 수수자 조사 단계까지 온 검찰은 임종성, 허종식 의원 조사 뒤 나머지 피의자 신분인 의원들에게 지난 2월 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형사사법절차에 어떤 특권도 있을 수 없다"며 출석을 촉구했으나, 모두 이에 불응하며 사실상 조사가 멈춘 상태였다.

이에 검찰은 조사가 이뤄진 임 의원과 허 의원부터 2월 말 먼저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나머지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전 민주당 대표) 지지모임 참석자 등 수수 혐의자들 조사 뒤 사법처리할 전망이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도 앞으로가 주목되는 사건 중 하나다. 서울고검으로부터 재기수사 명령을 받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지난달 7일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에 착수한 뒤 장기간 관련 자료 확보에 힘쓰고 있다.

재수사 대상에 오른 인물 중엔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현 조국혁신당 대표)에게 특히 관심이 쏠린다. 두 사람은 각각 경쟁후보자 매수 의혹, 하명수사 의혹에 관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2020년 1월 1차 수사팀은 이들을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했으나 당시 불기소 처분서엔 "범행에 가담했다는 강한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강제수사 7개월이 지난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최근 다시 강제수사가 들어간 '대장동 50억 클럽 사건' 수사 진행 여부도 법조계 관심 사안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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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