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사기' 171억 꿀꺽…인터넷카페 운영자 징역 10년

재판부 "피해 커 엄중처단"…50대女 운영자 중형
운영자 아들 '징역4년·법정구속'…남편 무죄 선고

백화점 상품권을 사고팔면서 수익을 내는 이른바 '상테크'를 미끼로 인터넷카페 회원들로부터 10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여성 운영자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손승범)는 11일 선고공판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인터넷카페 운영자 A(51·여)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씨의 아들 B(30)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다만 A씨 등의 범행을 방조한 혐의(사기방조)로 함께 기소된 남편 C(39)씨에게는 "미필적으로나마 상품권 사기를 인식하면서 범행을 용이하게 하려고 방조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사기 범행은 경제질서를 왜곡하고 다수 피해자를 양산하는 등 사회적 피해가 크기에 엄중히 처단할 필요가 있다"며 "피해자들의 투자와 관련해 욕심을 부추기고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 피고인들에게 책임이 있음이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들은 피해자들로부터 고소당해 경찰 조사를 받는데도 범행을 지속해 투자금을 모집했다"며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거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을 기울인 사실이 없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못하다"고 밝혔다.

특히 "A씨는 동종 범행으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징역 4년의 실형 전과까지 있다"며 "그런데도 반성은커녕 인터넷카페를 이용해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피해 상당 부분이 회복되지 않아 정신적·경제적 고통에 살아가고 있고 피고인들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피고인들이 모집한 투자금 전액을 취득한 것은 아니고 상당 부분 수익금 지급에 사용한 점을 일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5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사기죄 법정 최고형인 징역 15년을 구형하고 161억원의 추징을 명령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또 아들 B씨에게 징역 7년을, 남편 C씨에게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A씨는 2019년 11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인터넷카페를 운영하면서 회원인 피해자 69명을 상대로 금품 171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또 피해자 290명으로부터 자금 486억원을 유사수신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유사수신행위란 금융당국의 허가 없이 원금 보장 등을 약속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받는 것을 말한다.

A씨는 "상품권에 투자하면 3~4개월 후 투자금에 10~39%의 수익금을 더한 액수의 상품권 또는 현금을 지급하겠다"며 회원들을 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씨가 회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다른 회원들에게 수익금으로 교부하는 '돌려막기' 방식으로 범행을 지속해 피해 규모가 확대됐다고 봤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이 카페는 아기용품 등을 공동구매 방식으로 저렴하게 판매해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회원은 1만6000명까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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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 김 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