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평면에서 질감 느끼는 촉각 디스플레이 개발

LED로 입체 형상, 질감 재현 가능…국제학술지 발
시각장애인용 정보전달·차량UI·교육용 등 실감 구현 응용

국내연구진이 평면서 직접 만질 수 있고 다양한 질감을 물리적으로 구현 가능한 햅틱(Haptic·촉각)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광열 탄성가변 필름 기반의 입체화 촉감을 생성하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확보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22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으며 주목할 만한 논문(Featured article)으로 선정됐다.

ETRI가 개발한 촉각 디스플레이는 적외선 발광다이오드(LED)에서 빛의 세기를 조절해 매끄러운 필름 표면에서 수 밀리미터(㎜) 크기 소자의 높낮이와 탄성을 자유자재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점자와 문자는 물론 다양한 입체적 형상을 직접 표현할 수 있고 부분별로 탄성과 온도를 정교하게 제어해 다양한 높이와 질감을 재현할 수 있다.

머리카락 두께를 갖는 얇은 두 개의 층으로 구성된 기능성 고분자 필름 구조가 이 기술의 핵심이다.

LED에 마주하고 있는 하부 광열층은 빛을 흡수해 열을 발생시키고 상부 가변탄성층은 상온에서는 단단하지만 광열층의 열이 전달되면 유리-고무 전이를 일으켜 섭씨 약 50도(℃) 이상에서는 매우 부드럽게 된다.

이 상태에서 필름 아래쪽에 공기압을 가하면 빛으로 가열된 정도에 따라 필름이 부풀어 올라 사람이 만질 수 있는 입체 형상이 만들어진다.

직경 4㎜ 소자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입체 형상의 최대 높이는 일반 점자 디스플레이의 약 2배인 1.4㎜로 LED에서 조사하는 빛의 세기에 따라 0.1㎜ 단위로 정밀하게 제어도 가능하다.

특히 빛 조사를 멈추면 상부층 온도가 낮아지며 필름이 다시 단단해지는 원리로 전력소모 없이도 사용자가 만지며 누르는 힘을 견디도록 고정할 수 있다.

논문 1저자인 ETRI 황인욱 책임연구원은 "기존 점자형 촉각 디스플레이는 높이 조절이 불가능해 점자나 단순한 도형만 표현할 수 있었지만 이번 기술은 각 셀의 높낮이와 탄성을 자유자재로 제어해 실제와 흡사한 입체적 지형과 질감까지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고차원 입체적 정보전달은 물론 차량에서의 가변 사용자인터페이스(UI), 만지고 교감하는 입체통화, 교육용 실물 모델 등 실감나는 촉각적 상호작용 구현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ETRI 윤성률 탠저블인터페이스창의연구실장은 "촉각 디스플레이 기술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혁신적 성과"라면서 "향후 대면적 광원 및 대면적 타일링 기술을 접목해 대형입체화디스플레이로 확장하는 한편 셀 해상도를 높이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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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취재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