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법적→자율방역 전환…격리 줄고 마스크 의무 해지

질병청, 코로나19 위기 단계 하향 추진 방안 논의
코로나19 위기 단계 경계→관심 두 단계 하향조정
격리 권고 5일→증상 완화 후 24시간 후 일상 가능
병원내 마스크 권고로 전환…요양시설 검사도 권고
백신 무료접종 종료…올해 말부터 고위험군만 무료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경계에서 가장 낮은 단계인 관심으로 두 단계 하향한다. 이에 따라 방역에 적용됐던 모든 법적 의무는 해제되고 자율적 방역 실천으로 전환될 방침이다.



확진자 격리 권고 기준을 5일에서 주요 증상 완화 후 24시간 경과 시까지로 완화되고 병원, 요양시설 등 감염 취약 시설의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가 아닌 권고로 전환되는 방안이다. 무증상자의 검사비 지원도 종료된다.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9일 지영미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 주재로 '코로나19 위기 단계 하향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위기 단계 하향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줄어들고 단기간 유행 급증이 가능한 변이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 코로나19의 치명률과 중증화율이 지속 감소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 '관심' 단계 감염병은 엠폭스와 코로나19뿐이다. 다만 엠폭스도 5월1일로 위기 단계를 해제할 예정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감염병 재난 위기 같은 경우 위기 단계 상승은 단계적으로 빠르게 밟아 올라가지만, 위기 해제는 한꺼번에 낮추는 경우가 과거에도 있었다"며 "관심 단계 완전 해제는 변이 발생 추이, 변이 발생 시 다수 국가에서 활용하는 예방 접종 치료제 반응, 통상 의료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다음 달 1일부터 일부 의무였던 방역 조치를 모두 권고로 전환한다. 확진자 격리 권고 기준 또한 4급 감염병인 인플루엔자와 유사한 수준으로 완화한다.

구체적으로 확진자 격리 권고 기준이 기존 '검체채취일로부터 5일 권고'에서 '기침, 발열 등 코로나19 주요 증상이 호전된 후 24시간 경과 시'까지로 완화된다. 이는 지난 15일 진행된 위기평가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 평가가 '낮음'으로 나타나고 코로나19 질병 위험도가 낮아진 점을 고려했다.

현재 영국, 스페인 등 다수 해외 국가는 격리 권고 기간을 정부가 별도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지난 3월부터 5일 격리 권고에서 발열이 없고 증상이 호전된 후 24시간 경과 시까지로 격리 권고 기준을 낮췄다.

앞으로 코로나19 확진자는 코로나19 주요 증상이 호전된 후 하루 정도 경과를 살펴본 뒤 이상이 없다면 확진 후 5일이 지나지 않더라도 일상생활로 복귀가 가능하다.

또 병원급 의료기관 및 입소형 감염 취약 시설의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도 의무에서 권고로 전환된다. 요양병원 등 감염 취약 시설 입소자 선제 검사도 권고로 바뀐다. 감염 취약 시설 종사자, 보호자 선제 검사 의무는 각각 지난해 6월과 8월에 이미 권고로 전환됐다.

의료지원도 검사비·치료비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조정된다. 먹는 치료제 대상군의 확진을 위한 유전자증폭감사(PCR) 검사의 경우 건강보험을 적용하나 한시적으로 지원됐던 약 1만~3만원대의 본인 부담 지원은 종료된다. 무증상자 검사비 지원도 없어진다.

유증상자 중 60세 이상, 12세 이상의 기저질환자 및 면역저하자 등 먹는 치료제 대상군과 의료 취약지역 소재 요양기관, 응급실 내원 환자, 중환자실 입원환자에 대해서는 신속항원검사(RAT)를 계속 지원한다.

입원 치료비의 경우 일부 중증 환자에게 지원하던 국비 지원은 종료하되 본인부담상한제를 통해 부담은 최소화한다. 본인부담상한제는 고액·중증질환자의 과다한 의료비 지출을 완화하기 위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차액을 돌려주는 제도다. 본인부담상한제는 소득에 따라 연 최대 87만~808만원이다.

코로나19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지원되는 팍스로비드 등 치료제는 건강보험 적용을 준비 중이다. 다만 그 이전에는 약 5% 수준인 5만원의 본인부담금이 부과된다. 저소득 환자들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의료급여 수급권자 및 차상위 본인 부담 경감 대상자의 무상 지원은 유지한다.

백신은 2023~2024절기 접종까지만 전 국민 무료 접종을 유지하기로 했다. 2024~2025절기 백신접종부터는 65세 이상 고령층,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 한해서만 무료 접종한다.

코로나19 양성자 감시체계는 종료된다. 코로나19 표본감시 현황은 매주 목요일 감염병 포털 내 감염병 소식란에 올라오는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 소식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1월부터 구성됐던 중앙사고수습본부(복지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질병청) 운영이 종료된다. 이에 따라 관련 인력은 일반 업무로 복귀할 예정이다. 다만 질병청 내에는 코로나19 대책반을 운영해 코로나19 대응을 지속할 방침이다.

이는 5월1일부터 적용된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하향되고 확진자 격리도 완화되지만 아프면 쉬는 문화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건강 보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문화"라며 "앞으로도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경우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료받고 손 씻기·기침 예절 등 일상생활에서 개인 방역 수칙을 잘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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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