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에 국정 변화 압박 받아
대통령, 예고 없이 취재진과 만나
오후엔 "오전에 보고 또 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두 번이나 대통령실 청사 1층 브리핑룸을 찾아 출입기자들과 만났다. 오전 신임 비서실장 인선 발표에 이어 오후 신임 정무수석 발표에 직접 나서면서다. 총선 참패에 국정 기조 변화 압박을 받고 있는 윤 대통령이 여의도와 소통 강화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과 오후 각각 두 번의 질의에 응답하며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서 설명했다. 2022년 8월 취임 100일 이후 별도 기자회견을 열지 않은 윤 대통령이 약 600일 만에 취재진의 질문을 받은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무회의를 마친 후 이어진 참모진 회의에서 "대통령인 저부터 소통을 더 많이, 더 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 결심이 인선 발표를 통해 표출된 셈이다.
◆예고 없이 브리핑룸 찾은 윤…"오전에 보고 또 봅니다"
윤 대통령의 브리핑룸 방문은 '깜짝' 일정이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10시27분께 3분 후인 10시30분 브리핑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긴급 공지를 했다. 여전히 브리핑을 하는 사람이 대통령이란 사실은 알리지 않은 상태였다.
갑작스럽게 브리핑룸을 찾은 윤 대통령은 "안녕하세요. 신임 비서실장을 여러분께 소개하겠습니다"라며 인사했다. 소개를 마친 뒤에는 "질문 있으세요"라며 먼저 질의응답을 받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가장 먼저 '국정 운영이나 소통 방식을 어떻게 변화할 예정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메시지를 내놓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메시지를 낼 때 국민이, 평균적인 국민이 이해하고 알기 쉽게 그렇게 할 것"이라며 "우리가 나아가는 방향에 대해 더 설득하고 소통하고"라고 덧붙였다.
여당과의 소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기 위해 용산 초청이 이뤄진 것"이라며 "듣기 위해 초청을 한 것이니까 의제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하게 서로 이야기를 나눠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브리핑 역시 예고에 없던 것이었다. 오전과 마찬가지로 대통령실은 브리핑 10분 전에서야 브리핑 진행을 알렸다.
윤 대통령은 "오전에 보고 또 봅니다"라며 취재진에 신임 정무수석 인선을 알렸다. 정무수석을 소개한 윤 대통령은 "여러분 잘 좀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인선 핵심도 '소통'…신임 비서실장·정무수석 "소통 친화력 뛰어난 분"
이날 발표한 인사의 공통점은 '정치인' '소통'이다.
윤 대통령은 정진석 신임 비서실장 내정자를 소개하며 "용산 참모진들 뿐만 아니라 내각, (여)당, 야당, 언론과 시민사회 모든 부분에 원만한 소통을 하면서 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홍철호 신임 정무수석에 대해서도 "여야 의원들 모두 소통과 친화력이 뛰어나다고 추천을 받았다"고 윤 대통령은 설명했다.
국회와의 협치, 그리고 협치를 위한 소통이 가능한 인물을 발탁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국민의 매서운 평가'라고 판단했다"며 "더 나은 소통을 위한 여러 가지 시도가 앞으로 더 이어질 것"이라고 뉴시스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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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