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 사직' 첫날은 미미…연쇄사직 가능성은 남아

사직서 제출 한달째 당장 뚜렷한 움직임 없어
개별적 사직 효력 발생해 점차 늘어날 가능성
연쇄사직 가시화될 경우 의료공백 더 커질 듯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지 한 달이 돼 사직 효력이 발생하기 시작한 25일 '빅5' 병원을 비롯해 주요 대학병원에서 교수들의 뚜렷한 사직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직 효력이 발생해 연쇄 사직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빅5' 등 주요 대학병원에서 교수들의 대거 이탈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사직서를 낸 교수들은 대부분 현장에서 진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5일부터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해 사직 효력 발생 시점이 저마다 다른 데다 진료·수술 일정 등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빅5' 병원 관계자는 "아직 제출된 교수 사직서는 없다"면서 "사직서 제출 효력이 발생하는 첫 날이어서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대 교수는 보통 진료와 교육을 병행한다. 이 경우 대학에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다. 병원에만 소속된 교수는 병원장에게 사직 의사를 밝혀야 한다.

또 다른 '빅5' 병원 관계자는 "각 병원이나 의대에서 사직한 교수 인원을 통계 내진 않는다"면서 "병원 차원에서 교수들의 사직에 대비해 특별히 조치를 취한 것도 없다"고 전했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사직 효력이 발생해 교수들의 연쇄 사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의대 교수들이 다음주부터 ‘주 1회 휴진’을 하기로 결정한 만큼 "사직이 다음 달부터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대병원은 오는 30일 하루 외래진료와 수술을 모두 중단한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집행부 교수 4명은 다음 달 1일 사직을 예고했다. '빅5'인 세브란스병원을 비롯해 강남세브란스병원·용인세브란스병원에서 근무하는 연세대 의대 교수들은 오는 30일 하루 외래 진료와 수술을 전면 중단하고 다음 달 말까지 매주 하루 휴진을 하기로 결정했다.

'빅5'인 서울아산병원을 포함해 울산대 의대·강릉아산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대 의대 교수들은 다음 달 3일부터 주 1회 수술과 외래 진료 등을 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성균관대 의대 기초의학교실·삼성서울병원·강북삼성병원·삼성창원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는 성균관대 의대 교수들도 주 1회 외래와 시술, 수술 등 진료가 없는 날을 휴진일로 정해달라는 권고안을 교수들에게 배포했다.

고려대의료원 소속 교수들도 의료공백 장기화에 따라 환자의 안전을 지키고 교수의 과로를 예방하기 위해 오는 30일부터 매주 1회 외래 진료와 수술을 휴진하기로 결의했다.

전국 20여개 의대 비대위가 참여하는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는 다음주 하루 수술과 외래진료 등을 중단하기로 뜻을 모았다. 오는 26일 총회를 열고 매주 1회 휴진 여부도 논의할 예정이다.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료 공백 장기화로 대형병원들이 수술을 절반 이상, 외래 진료도 30% 이상 축소한 가운데, 교수들의 연쇄 사직이 발생하면 의료 공백 우려는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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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