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희망퇴직자, 김어준 거론…"폐국 이끈 당사자는 연일 조회수 대박"

TBS 노조, 희망퇴직자들이 보내 온 문자 공개
"해당 프로그램 관여 안 한 직원들 무슨 잘못"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교통방송에 대한 서울시 재정 지원 중단이 임박한 가운데, TBS에서 희망퇴직한 이들이 TBS를 되살려 달라고 호소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며 정치 편향 논란을 일으킨 김어준씨를 향한 불만도 표출됐다.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 노동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는 희망퇴직자들이 노조에 보내온 문자메시지 전문을 2일 공개했다.

2011년 입사했다 희망퇴직한 라디오PD는 "혹시 아직도 TBS 구성원 모두가 한쪽 진영에 쏠린 사람들이라고 믿으시나요. 절대 아니다"라며 "오히려 많은 구성원들은 TBS를 폐국으로 이끈 당사자는 연일 조회수 대박 나며 잘 나가는데 정작 해당 프로그램 제작에 관여조차 하지 않은 수많은 직원들은 도대체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직장까지 잃을 위기에 처한 거냐며 억울해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는 지긋지긋해서 정치면 뉴스는 보기도 싫다는 직원들도 많다. 시사정치 방송 다시는 하지 말자고 말하는 직원들도 많다"며 "왜 그들의 목소리는 제대로 전달이 안 되는 걸까요.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전략기획실에서 일하다 희망퇴직한 또 다른 직원 역시 "TBS 내부 구성원들 중 일부의 일탈에 대해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는 TBS가 생존하면서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개선해야 할 문제이지 이 자체를 세금 투입 또는 철회의 근거로 삼을 지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TV제작본부에서 일하다 희망퇴직한 직원은 서울시의회에 TBS 지원 연장을 간청했다. 그는 "부디 3개월의 시간을 연장해 주시어 TBS가 현시대에 맞는 새로운 미래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오랜 시간 TBS를 뿌리 삼아, 가족들과 본인의 삶을 이어 나가는 이들이 대다수다. 수년 동안 회사의 판단을 믿으며 성실히 일해 온 죄밖에 없는 조직원들의 삶을 생각해 한 번 더 시간을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당초 서울시의회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정치 편향적 방송을 문제 삼으며 2022년 TBS에 대한 서울시 재정 지원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조례를 통과시켰고 이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TBS의 서울시 출연기관 지위가 해제되고 각종 지원이 끊길 예정이었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5일 서울시의회 의원 전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티비에스(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유예 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오후 TBS 설립 폐지에 대한 조례 개정안을 제출했다. 개정안에는 '조례의 시행일을 2024년 6월1일에서 2024년 9월1일로 3개월 유예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오 시장은 편지에서 "TBS에는 250명 이상의 직원이 있다. 이 중 상당수는 방송 편향성과 무관한 직원들일 것이다. 그곳을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이자 평범한 시민들은 최대한 보호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조례가 통과되면 TBS는 민영화 작업 등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을 전망이다. 조례가 오는 3일 열리는 제323회 임시회 회기 중 마지막 본회의에 상정되고 통과까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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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