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특별법' 추진 위한 국회 토론회
"아동학대 수사, 유죄 추정으로 진행돼"
'정서적 학대행위' 구체적 요건 제안도
학폭 전담 조사관·민원창구 개선 논의도
아동학대 관련 법에서 처벌을 면하도록 한 '정당한 생활지도'의 기준을 보다 구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사노동조합연맹과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 등은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서이초 특별법 추진을 위한 국회 토론회'을 개최했다. 민주당 소속 강득구 의원, 강민정 의원, 도종환 의원, 안민석 의원도 주최에 함께 했다.
초등교사 출신인 백 당선자는 1호 법안으로 '서이초 특별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혀 온 주인공이다.
서이초 특별법은 ▲교사의 본질 업무 법제화 ▲학생 분리 지도 법제화 ▲학교 민원응대 시스템 법제화 ▲정서적 아동학대 구성요건 명확화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등의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해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 보호 법안이 강화됐음에도 교육 현장의 변화가 미미하며, 이에 따라 후속 입법 조치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 하에 마련됐다.
토론에 참여한 이나연 법무법인 공간 변호사는 "결국 아동학대 신고를 당한 해당 교사의 교육활동이 '정당한 생활지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여전히 교사가 이를 입증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면 아동의 진술은 그 자체로 피해사실에 대한 증거로 인정되기 쉬운 반면, 교사는 해당 지도를 하게 된 경위와 상황 자체가 아동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란 시선을 받는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대부분의 아동학대 신고 혐의 자체가 범행 도구 등 물증 자체가 있기 힘든 유형이라 수사가 중립적이기 보다는 유죄 추정으로 진행된다"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과거의 자신의 교육활동에 대한 정당한 수사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교원의 교육활동의 정당성을 전제하는 명시적 규정을 마련하거나 아동학대 범죄에 대한 엄격한 증명을 요하는 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동복지법 또는 아동학대처벌법에서 교육활동의 본질적 특성을 반영해 예외 규정을 만들 것도 제안했다.
아동복지법에서 규정하는 '정서적 학대행위'가 모호하다며 구성요건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장원 교사노조연맹 사무총장은 "반복적이거나 지속적인", "일시적 혹은 일회적이라도 그 정도가 심한" 등의 조건을 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사무총장은 "사회통념에 위배되지 않는 윤리교육 등을 위한 훈계행위를 제외한다"는 단서 조항의 신설도 언급하며, 세부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할 수 있다고 했다.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에 대한 규정을 둔 학교폭력예방법 보완책도 논의됐다.
이 사무총장은 "학교폭력에 대한 사안 조사와 심의, 결정, 결정의 이행 절차가 사법적 처리절차와 거의 같지만 교사나 전담조 사관에게 법적 조사 권한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자체가 아동복지전담공무원이나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을 두는 것처럼 교육지원청에도 학교폭력전담공무원(학생폭력전담공무원)을 배치하고 조사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의 역할이 보충적인 만큼 조사에 관한 교사의 역할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봤다.
이 변호사는 "(여전히) 학생들 간 갈등 조정, 관계 개선 등 생활지도는 교사를 통해 상시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역할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구체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학교폭력 심의 과정에서 가해 학생의 방어권이 제대로 보장되고 있지 않다며,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홍민정 법무법인 에셀 변호사는 "심의 대상이 되는 당사자 학생에게는 형사처벌과 비견될 수 있는 침익적 처분이기에 그 방어권 보장을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서 피해자 확인서 열람복사권 및 이를 열람할 수 있는 방법 등에 관한 규정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단체에선 '학교 민원창구시스템 법제화'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송인영 행복한교육학부모회 부회장은 "원칙에 따라 민원이 접수되고 응답이 됐으면 한다"며 ▲(전화 통화가 아닌) 홈페이지 등을 통한 민원 접수 ▲민원창구 응대 주체 통일 ▲민원창구의 형식과 절차 마련 등을 개선 방안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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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