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재판까지 허위자료 제출" 檢, 40억대 사기 제니퍼 정 항소

1심서 징역 9년 선고, 사기 가담 동생도 징역 3년6개월

검찰이 미국 영주권·유학 알선 사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은 교포 사업가인 이른바 '제니퍼 정' 사건에 대해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광주지검 공판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각기 징역 9년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미국 교포 제니퍼 정(51·여)과 여동생 정모(44)씨에 대해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하고자 항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은 "주범 제니퍼 정은 지역사회에서 미국 의사 행세로 피해자 다수에게서 자녀 유학비용 또는 투자금 명목 등으로 40억 원 상당 거금을 가로채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 증명서 등 각종 증빙 파일을 위조·행사하고 수사 개시 이후에도 수사기관에 허위 서류를 제출해 수사에 혼선을 주는 등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 피해자들이 대체로 엄벌을 탄원하고 경제적 피해가 막대한 점 등을 고려해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돼야 한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제니퍼 정은 지난 2017년부터 2년여 동안 전문직 종사자 등 4명으로부터 투자 이민 알선·해외 교환학생 참여 등을 빌미로 투자금 42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동생 정씨도 언니와 함께 '투자하면 수익금을 지급하겠다'고 속여 투자금 6억8000여만 원을 빼돌리고, 홀로 벌인 사기로 2000여만 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제니퍼 정은 수사 과정에서 '미국 의료 제조업체에 지분 매입 형태로 투자하면 '투자 이민'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자녀의 영주권 취득도 가능하다'고 속인 뒤 투자금을 가로챘다.

또 미국 의대 출신 지역대학 교환 교수와 미국 의료업체 한국총판 대표 행세를 하며 피해자들을 광주시와의 지역 설비 투자 협의 과정에 동석하게 하거나 현지 공장 견학도 할 수 있도록 주선·안내했다. 심지어 영주권 취득 관련 전화 인터뷰 명목으로 가상의 인물인 미 대사관 직원(변호사)까지 사기 범행에 동원했다.

또 지연·학연을 매개로 각종 인맥을 과시하거나 확신에 찬 언행 등으로 피해자들을 교묘히 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상당수는 자녀 입시를 앞둔 학부모였으며 "투자 이민 영주권을 취득하면 미국대학 진학, 취업·졸업 후 비자 문제에서도 혜택이 크다"는 자매의 말에 속아 넘어갔다. 그러나 수사기관 사실 조회 결과 제니퍼 정은 해당 기업과 무관했다.

1심 재판부는 "제니퍼 정이 콜롬비아 의대 출신이라거나 미국 의료제조업체 한국 대표였다는 것은 여러 자료를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금융 기록이나 다른 이에게 시켜서 문서를 꾸며낸 점을 볼 때 피해자들의 돈을 개인 빚을 갚거나 생활비로 쓴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변호사라는 가상의 인물까지 꾸민 점 등으로 미뤄 사기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제니퍼 정이 주도해 사기 범행을 한 점, 사기로 얻은 금액이 상당히 큰 점, 피해자들의 피해 역시 크고 대부분 회복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이와 별개로 광주경찰청은 이들 자매의 또 다른 사기 행각과 관련해 고소 사건 8건(피해 규모 5억여 원 상당)을 추가 송치했다.

한편 제니퍼 정은 민선 6기 광주시의 석연치 않은 미국계 의료 글로벌기업의 투자 전면 백지화 등에도 연루돼 있다. 시는 지난 2018년 2월 이 기업이 '3000억 원 규모 투자로 일자리 350개를 창출한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가 본사가 '투자 계획 없다'고 공식 부인하자 석 달여 만에 번복한 바 있다.

이에 해당 기업의 한국 측 파트너의 실체, 투자 유치 절차 등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시가 수사 의뢰를 단념, 제니퍼 정의 농단은 유야무야 촌극으로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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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외전남 / 손순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