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직원이 도둑?" 채무자 재산압류 강제집행서 촌극

광주지법, 채무자 유체동산 압류 명령 따라 두 차례 강제집행
2차 집행서 문 부수고 제삼자 거주 확인·철수…절도 신고까지
"이례적 일이나 적법한 집행…실거주자 연락 못해 오해 샀다"

법원 집행관들이 유체동산 압류 강제집행 과정에 채무자가 이미 떠난 빈집에 잠금 장치까지 부수고 들어갔다가 나와, 절도 의심 신고까지 접수되는 촌극이 빚어졌다.

28일 광주지법 등에 따르면 광주지법 집행관은 경찰·증인 등과 함께 지난 21일 오전 9시20분께 광주 광산구 장덕동 한 다가구주택 3층 가구에서 채무자 A씨의 유체동산 압류 강제집행 절차에 나섰다.



최근 한 달 내 확인한 채무자 A씨의 초본에 적혀있던 주소지를 찾아가 이행하지 않은 채무에 대한 물건 압류 집행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집은 비어 있었고 인적이 없자, 열쇠공과 함께 출입문 잠금 장치를 부수고 집행을 시작했다. 본격 집행에 앞서 수취 우편물을 들여다보던 중 해당 가구의 실거주자가 다른 세입자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집행관 일행은 10분여 만에 해당 주택에서 나와, 이미 부순 잠금장치를 새로운 것으로 교체한 뒤 철수했다.

앞서 채권자는 지난 10일 채무자 A씨의 유체동산 압류를 법원에 신청, 지급명령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법원은 강제집행 절차에 나섰고 이달 16일 오후 1시24분께 1차 강제집행을 시도했으나, 집이 비어 있어 되돌아왔다.

이후 민사집행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2차 집행에서는 증인·경찰 입회 하에 출입문 강제개방·진입까지 했으나 이미 채무자 A씨는 1년여 전 이사를 간 것으로 뒤늦게서야 파악됐다.

해당 세입자와 건물주는 주택 내 폐쇄회로(CC)TV 영상으로 이러한 정황을 확인, 경찰에 절도 의심 신고를 하는 촌극까지 빚어졌다.

이에 대해 광주지법 관계자는 "유체동산 압류 명령이 있었고, 채무자 A씨의 초본 기록 상 최근 주소등록지에서 강제집행을 한 것이어서 적법한 절차였다. 2차 강제집행은 등록주소지 기준 강제 개방이 가능하다. 강제집행 면탈(동산 은닉) 우려가 있기 때문에 1차 강제집행 불능 이후 별도 통보는 하지 않는다. 다른 세입자 거주가 확인되더라도 채무자와의 관계부터 살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택 관리인·이웃 등을 통해 채무관계와 무관한 제삼자가 거주하는 사실을 알았더라도 서류상 주소지 기준으로 일단 집행에 착수한다. 다만 집행 직전 이러한 사실을 알았다면 실거주자에게 확인해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는 일은 없었을 것 같다. 이번처럼 현장에 실거주자나 주택관리인, 이웃 등이 없어 실거주자가 집행착수 사실 자체를 알지 못한 경우는 이례적이다"라고 밝혔다.

최근 5년 사이 광주에서 유체동산 압류 강제집행 과정에서 채무자가 아닌 제삼자가 사는 집을 강제개방했다가 철수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다만 집행관이 강제집행 현장에 채무자가 아닌 제삼자만 있어 집행대상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정식 항의 민원이 접수된 사례는 2019년과 2020년 1차례씩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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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