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로 유출됐던 충북 영동군 중화사의 '현왕도'가 80여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군은 신자들의 성금을 모아 해외로 유출됐던 중요 불화 현왕도를 환수한 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현왕도는 18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다. 사람이 사후 세계로 넘어가 재판을 받는다는 불교 교리에 따라 망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목적으로 제작된 불화다.
이 불화는 중화사의 재산 목록에 등재돼 있었으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사라진 것으로 추정됐다. 이후 2011년 국내 수집가가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구입해 국내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철우 주지스님은 2021년 부임 이후 본격적으로 유물 환수를 추진했다. 매매대금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신도의 도움으로 필요 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
현왕도는 지난 22일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이를 기념해 중화사에서 신도 100여명이 현왕도 봉안 기념 천일기도 입제를 했다.
환수된 현황도는 지난 3월 충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돼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주지 철우 스님은 "현왕도의 환수는 우리 세대가 반드시 이뤄야 할 소임이었다"며 "지역 주민과 신도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중화사 현황도는 불화의 조성 기록인 화기(畫記)가 온전히 남아 있어 제작 연대(1790년), 봉안처, 제작 화승은 물론 당시 불사에 관여한 승려 명단과 시주자의 이름까지 파악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현왕도는 약 100점으로 이 중 대부분이 19세기 이후 작품이다. 18세기에 제작된 현왕도는 중화사 현왕도를 포함해 12점이 전해진다. 중화사 현왕도는 충북 불교문화의 면모를 밝히는 중요한 의미를 지닐 뿐 아니라 18세기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불교 미술사적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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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