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과의 약속 지켰다" 5번 도전 끝 판소리 장원

전주대사습놀이 명창부 김예진씨, 고 이일주 명창의 제자

전북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명창부 장원. 스승과의 약속을 지킨 이가 있다.

국악 분야 최고 등용문으로 불리는 '제50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 출전해 장원을 거머쥔 김예진(40·전주)씨의 이야기다.



김씨는 3일 전북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린 제50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 경연에서 판소리 '춘향가 중 초경이경' 대목을 열창해 장원(대통령상)의 영예를 안았다.

장원에 선정된 김씨에게는 대통령상과 함께 국악계 최고 상금인 7000만원이 주어진다.

김씨는 전주대사습놀이에만 총 5번을 출전했다. 이 중 2번은 예선을 탈락했고 본선에는 총 3번에 올랐다.

김씨가 출전한 대사습놀이 장원은 녹록치 않았다. 본선에 오른 3번 중 2번 연속으로 무려 차상(2등)에 그쳤다.

김씨가 이렇게 대사습놀이의 장원이 간절했던 이유는 스승과의 약속이었다. 김씨는 지난해 작고한 고 이일주 명창의 제자다. 이일주 명창은 오정숙 명창으로부터 소리를 이어받아 전북을 동초제의 성지로 끌어올린 주역 중 한명이다.

특히 고 이일주 명창은 동초제 심청가로 전주대사습에 도전, 1979년 영예의 장원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자타가 공인하는 명창으로 거듭났다. 그 후 1982년 도문화상 수상과 함께 1984년에는 전라북도 최초의 무형문화재가 됐다.

김씨는 초등학교 3학년때 소꿉친구의 손을 잡고 찾아간 전북도립국악원에서 스승을 만났다. 고 이일주 명창은 김씨에게 "소리는 전주대사습에서 1등을 해야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스승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전주대사습놀이 장원을 바라봤던 김씨는 지난해 스승이 눈을 감고서야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김씨는 "스승님의 이야기를 듣고 대사습에서 1등을 하겠다고 약속을 했다"면서 "조금 늦었지만 앞으로 선생님(이일주)의 소리를 잘 전승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50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는 제42회 전주대사습놀이 학생전국대회와 함께 지난 5월 18일 무용부 대회부터 6월 3일 본선까지 17일간 진행되었으며, 국립무형유산원을 비롯하여 전주대사습청, 전주향교, 전주시청 강당 등에서 다양한 장소에서 경연이 이루어졌다.

특히 올해 전국대회는 기존 남성 위주의 활쏘기부를 여성 궁수도 참여할 수 있는 대회로 확대 개편하는 등 수준 높은 대회를 만들기 위한 변화도 시도됐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국악계의 큰 기둥으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발전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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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취재부장 / 유성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