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4~7일 온라인 총파업 찬반투표 실시
서울대 의대 비대위, 4일 총파업 찬반투표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이 100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가 4일 의사 총파업(집단휴진) 찬반을 묻는 투표에 들어간다. 서울대병원 교수들도 이날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총파업 찬반 투표를 이날부터 7일까지 온라인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집행부와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장이 모인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고 집단 휴진에 대한 전 회원 투표를 실시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의대 증원, 의협과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간 내년도 의원급(동네 병의원) 수가(의료서비스 가격) 협상 결렬 등으로 강경 대응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총파업 찬성률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해 100일 넘게 병원과 학교를 떠나 있어 선배 의사들이 나서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한 시도의사회 A 관계자는 "후배인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100일 넘게 힘겹게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선배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많다"면서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투쟁에 동참해야 한다는 공감이 많아 찬성표가 훨씬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의협은 총파업 찬반 투표 이후 오는 9일께 전국 대표자 회의를 열고 총파업 시기·방식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 내부에선 파업 동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는 무기한 집단 휴진이 아닌 장기전에 유리한 주 40시간 단축 진료, 토요일 휴진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네 병·의원 의사(개원의)가 파업에 참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서다.
지난 2020년 의료계가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반대해 총파업에 돌입했을 당시 동네 병의원의 집단 휴진 참여율은 10~20% 정도였다. 개원의는 사실상 자영업자여서 장기 휴진으로 이어지면 경영난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의 행정처분으로 면허라도 정지되면 직원 월급과 임대료 등을 해결하기 어려워져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날 오후 5시 전체 교수들이 참여하는 총회를 갖고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비대위는 전날 정부가 발표한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철회 검토가 사직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 정지 등 행정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비대위는 이날 총회에서 총파업 여부를 비롯해 시기와 강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총파업은 응급실과 중환자실, 신장 투석, 분만 등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를 뺀 정규 수술과 외래 진료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향후 의정 갈등 양상에 따라 다른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총파업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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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