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발생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주동자들의 근황이 알려지는 가운데 과거 언론에 보도된 밀양 주민의 인터뷰가 공분을 사고 있다.
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07년 당시 밀양주민들, 가해자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지 3년이 지난 2007년 6월께 밀양 주민 중 한 명이 MBC와 인터뷰한 모습을 캡처한 사진이 첨부됐다.
사진을 보면 한 주민은 "여자한테 문제가 있으니 남자가 그러지(성폭행)"라고 말한다.
이어 "꽃뱀이나 마찬가지다. 돈 딱 물고 합의를 봤다"며 "(피해 여학생의 상태가) 안 좋으니까 그런데 따라다닌다. 점잖은 집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는 여학생 같으면 밤에 누가 나와서 그러겠나"라고 성폭행 범죄자들을 두둔했다.
성폭행 가해자들도 인식이 다르지 않았다. 피해 학생과 서로 좋아서 성관계를 가졌다고 이들은 항변했다.
당시 가해자 중 한 학생은 "여자가 솔직히 한번 그런 일이 있었으면, 다시 안 만나야 되는게 정상 아니냐. 그런데 그때 처음에 그랬을 때 경찰서에 신고했으면 저희도 이해했다"며 적반하장식의 태도를 드러냈다.
소식을 접한 대다수 누리꾼은 "동네 자체가 개차반이다", "본인들 자식이 당해도 꼭 똑같이 말씀하시길", "사람들이 어찌 저러나", "저런 사람들이 결혼해서 지금의 가해자들을 낳았다"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밀양 성폭행 사건은 지난 2004년 44명의 남학생이 여중생을 1년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가해자들은 1986년~1988년생 고등학생으로 알려졌다.
당시 피해자 아버지는 가해자들에게 받은 합의금 5000만원을 친척들과 나눠 가졌으나 정작 피해자에게는 한 푼도 돌아가지 않았다. 피해자는 끝내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다. 당시 충격 때문에 트라우마를 겪고 일용직을 전전하며 굴곡진 삶을 살고 있다고 전해졌다. 자신을 도왔던 변호사와도 연락을 끊었다.
사건에 연루된 고등학생 44명 중 10명은 기소됐으며 20명은 소년원으로 보내졌다. 14명은 합의로 인한 공소권 상실 처리돼 사실상 이 일로 처벌을 받은 이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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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