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나 지인을 '유령 직원'으로 등록한 뒤 지자체로부터 노무비 수억원을 타내 빼돌린 청소대행업체 대표와 회계 책임자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2단독(부장판사 황형주)은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청소용역업체 대표 A씨와 B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사무·회계 총괄 책임자 C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와 B씨 등은 지난 2018년 10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울산의 한 기초자치단체로부터 지급받은 대행료 등 총 6억3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해당 지자체와 생활폐기물 등의 수집·운반을 대행하는 용역 계약을 체결한 뒤 실제로는 일하지 않는 가족이나 친인척, 지인 등 9명을 직원으로 등재해 지자체로부터 노무비 명목으로 대행료를 지급받았다.
회계상 노무비가 정상 지급된 것처럼 급여 대장을 허위로 작성하고 유령 직원 통장으로 급여를 지급한 뒤 다시 돌려받는 수법으로 횡령했다.
직원인 척 명의와 계좌번호를 제공한 가족이나 지인들은 대부분 벌금 150만∼7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들 중 2명은 마치 정상적으로 일하다가 퇴직한 것처럼 행세하며 정부로부터 실업급여를 1000만원 이상 부정 수급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A씨와 B씨의 범행은 정상적인 기업가와 환경미화원, 지자체, 세금을 부담하는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피해를 끼친다"며 "피고인들 모두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재판 과정에서 횡령금액 중 상당 부분을 변제한 점 등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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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