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저건 돌연사 살인미수범 최종 부검 소견 '급성심장사 고려'

"외부 자극에 따른"…테이저건 원인 배제 못해
사인 불분명에 장비 안정성 논란 재점화하나
국내 의심사례 있으나 "인체 위해 입증 안돼"

테이저건에 맞고 체포돼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 전 쓰러져 숨진 살인미수범의 사인에 대해 '외부 자극에 따른 급성심장사가 고려된다'는 최종 부검 결과가 나왔다.

직접 사인이 테이저건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배제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장비 자체 안전성을 둘러싼 갑론을박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살인미수 현행범으로 체포·압송 뒤 숨진 50대 남성 A씨의 사망은 '외부 자극에 따른 급성 심장사가 우선 고려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최종 부검 소견서를 받았다.

급성심장사는 육체적 자극이나 공포, 불안, 분노 등 상황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 A씨는 테이저건을 맞고 현행범 체포된 후 숨져 테이저건이라는 외부 자극에 의해 사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위급 상황 속 적법한 법 집행이었다 해도 안전성에 대한 논란의 소지는 여전하다.

앞서 도입해 폭넓게 활용하는 미국·호주 등지에서는 테이저건에 맞은 피의자가 호흡 또는 의식 곤란, 혈압 저하 등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실제 테이저건을 맞고 실신, 사망한 사례도 상당수다.

'테이저건에 장시간 노출되면 혈압 등에 영향을 미쳐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국내 의료진 연구 결과도 있다.

반면 경찰과 제조사는 테이저건이 중추신경계를 5초 안팎 마비 시킬 뿐 인체에 위험이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 법무연구소도 '위험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심각한 부상 또는 사망 원인이 된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비살상 원거리 무기로서 즉각 제압 효과가 큰 만큼, 규정과 훈련한 대로만 적절히 쓰면 큰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국내의 경우 테이저건 사용 요건 자체가 엄격해 위험 자체가 높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3년간 광주·전남경찰청 소속 경찰관이 테이저건을 쏜 사례는 73건으로, 광주청과 전남청에서 각기 한 달에 1차례 꼴에 불과하다.

이와 별개로 경찰 내에서는 "딜레마다. 총기를 대신한 최후 제압 수단인데 부담이 커졌다"며 불가피한 물리력 행사마저 위축될까 하는 우려마저 나온다.

한편 A씨는 지난 4월23일 오후 5시51분께 광주 북구 양산동의 아파트단지 자택에서 30대 아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현장에 도착한 지구대 경찰관은 저항하는 A씨를 테이저건으로 제압, 체포했다.

북부경찰서로 압송된 A씨는 오후 6시37분께 호흡곤란 증세 등을 보였고, 경찰은 심폐소생술을 한 다음 119구급대를 통해 병원으로 옮겼다. A씨는 병원 도착 36분 만인 오후 7시31분께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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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본부장 / 최유란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