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안보대화, 9년만 개최…6시간 넘는 마라톤 협의
韓 "푸틴 방북 우려…한반도 긴장 조성, 中 이익에도 반해"
韓 '건설적 역할' 요청에 中 화답…"對한반도 정책 변화 X"
고위급 교류·소통 모멘텀 지속키로…외교안보대화 정례화
한중 외교·국방 고위당국자들이 18일 장장 6시간 넘게 마주 앉아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한중 양국의 외교부와 국방부가 참여하는 '2+2' 형태의 한중 외교안보대화는 정례화하기로 했다.
또 중국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한국 측 요청에 화답했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24년만 북한 방문을 두고 한국은 깊은 우려를 표명한 반면 중국은 러북 간 교류가 역내 평화에 기여한다는 입장만 보여 시각차를 드러냈다.
19일 외교부와 국방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16분부터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양자회의실에서 한중 외교안보대화를 개최했다.
당초 개최 예정 시각인 오후 3시보다 늦게 시작해 4시간 가까이 진행했다. 회의의 연장선인 '업무 만찬'까지 장장 6시간이 넘게 상호 관심사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한중 외교안보대화는 지난달 한일중 정상회의 계기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의 양자회담에서 합의된 사안이다. 2013년과 2015년 국장급으로 열린 바 있으며, 이번에는 9년 만에 차관급으로 격상돼 처음 개최됐다.
한국은 김홍균 외교부 1차관, 중국은 한반도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 양자 업무를 담당하는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했고, 각 9명의 외교·국방 관계자가 배석했다.
우리 측은 회의에서 최근 북한이 탄도미사일, 오물풍선 살포 및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등 일련의 도발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이뤄지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고 러북간 불법적 군사협력의 강화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는 단호한 입장도 표명했다.
또 러북 간 군사협력 강화에 따른 한반도 긴장 조성은 중국의 이익에도 반하는 만큼 중국 측이 한반도 평화·안정과 비핵화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중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다"면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의 방북에 대해서는 "러북 간 교류가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는 입장만 냈다. 앞서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원칙적으로 중국은 러시아와 관련 국가(북한)가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발전시키는 걸 환영한다"고 밝힌 점에선 러북 교류에 환영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우리 측은 탈북민 강제 북송에 대한 국내·외 우려를 전달하고, 탈북민들이 강제북송 되지 않고 희망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중국 정부의 각별한 협조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이 어떠한 입장을 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양국관계 발전에는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과 리 총리 간 양자회담에서 합의한 1.5트랙 대화와 외교차관 전략대화 등 다양한 교류·실질협력 사업을 착실히 이행해 나가기로 했다. 변화하는 안보 환경 속 국방 당국 간 긴밀한 소통이 중요한 만큼 지난해 개최된 국방 장·차관급 회담에 이어 고위급 교류·소통의 모멘텀도 지속하기로 했다. 외교안보대화는 정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양측은 우크라이나 및 중동 정세, 미중 관계 등 지역·국제 정세에 대해서도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부는 "이번 한중 외교안보대화에서 양측은 외교·안보 분야 다양한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한 소통을 했다"면서 "양국 고위급 교류 활성화 계기에 교류·협력의 모멘텀을 살려 한중 관계를 보다 건강하고 성숙한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회의와 별개로 쑨웨이둥 부부장과 장바오췬 부주임을 접견해 양국 각급 교류·소통이 활성화되고 있다면서 양국이 세심한 관리로 협력의 모멘텀을 잘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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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