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586억원치 공기필터에 숨겨 밀수…경찰 미행까지 한 일당

압수 분량만 8.6㎏…28.6만명 동시 투약분
中 국적 밀수입 총책 적색수배 요청할 예정
밀수 가담한 3명…같은 교도소 출신 인연

586억원 상당의 필로폰을 공기청정기 필터에 숨겨 국제택배로 밀수입하고 이를 야산에 묻어 전달하는 방식으로 국내에 유통시킨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 법률 위반(밀수),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국내 총책 A씨 등 46명을 검거하고 이 중 12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 검거 과정에서 286억원 상당의 필로폰 약 8.6㎏(28만6000명 투약분)도 압수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5일부터 같은해 12월23일까지 총 4차례에 걸쳐 필로폰 17.6㎏을 공기청정기 필터에 숨겨 미국발 항공기 국제택배로 밀수입하고 이를 유통·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아직 검거되지 않은 중국 국적의 밀수입·유통 총책 B씨를 포함해 총 3명이 이번 밀수입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셋은 모두 같은 교도소에서 수감된 이력이 있는 '교도소 동기'인 것으로 파악됐다.

밀수입된 필로폰은 국내 수령책, 중간 유통책 등을 거쳐 각기 다른 투약자들에게 흘러 들어갔다.

이 과정에 관여한 국내 유통책 16명이 검거됐고, 필로폰 매수자 26명 등도 피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자 다양한 수단을 활용했다.

폐쇄회로(CC)TV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한 통에 100g 분량인 플라스틱 통 21개에 필로폰을 소분해 야산 땅속에 파묻어 필로폰을 전달했다. 골목길 실외기나 아파트 우편함 등을 이용하던 기존 던지기 수법과 차별화된 모습이다.


국제택배를 수령하거나 필로폰을 아랫선에 전달하는 과정을 서로 감시해 배신이나 물건 분실에 대비하기도 했다.

경찰의 추적 과정에서 수사관들이 마약이 든 국제택배를 발견해 수거해가자, 이를 지켜보던 국내 총책 A씨가 수사관들의 차량을 몰래 따라오는 일도 있었다.


앞서 경찰은 수도권 일대에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을 유통하는 조직이 있다는 첩보를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입수해 지난해 10월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위장거래, 거래 현장 CCTV 분석 등을 통해 피의자들을 차례대로 특정했다.



경찰은 검거된 피의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해외에 체류 중인 총책 B씨의 인적 사항을 특정한 상태다. 향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할 예정이다.

검거한 전체 피의자 중 불구속 상태인 34명은 오는 7월 중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짧은 시간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마약류 범죄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지만 전문 수사 인력이 상시 단속하고 있어 반드시 검거될 수밖에 없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마약류 범죄 유혹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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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