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떨어진 부의장도 탈당…수원시의회, 의장 선출 '안갯속'

경기 수원시의회가 후반기 원구성을 앞두고 여야 의원 간 잇따른 탈당으로 의장단 후보가 연거푸 바뀌는 등 잡음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의장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 나섰다가 패배한 부의장이 탈당 움직임을 보이며 후반기 원구성이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수원시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후반기 의장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더불어민주당 내 경선에서 김정렬(3선) 의원이 이재식(6선) 의원을 누르고 의장 후보로 뽑혔다.

그런데 이 의원이 경선에서 떨어진 뒤 탈당 기류를 보이며 민주당이 어렵게 차지한 다수당 지위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당초 시의회 의석수는 국민의힘 20석, 민주당 16석, 진보당 1석으로 국민의힘이 원내 다수당이었다.

이에 따라 후반기 원구성을 앞두고 다수당이 의장을 맡는 의회 운영 관례상 당내 경선을 통해 국민의힘은 의장 후보로 이재선(4선) 의원을 내정했다. 또 민주당은 부의장 후보로 김정렬(3선) 의원을 선출했다.

그런데 후반기 원구성을 앞두고 국민의힘 김은경 의원에 이어 정종윤 의원 등 2명이 소속 정당을 탈당 후 민주당에 입당, 국힘의힘과 민주당이 18대 18로 동수를 이루게 됐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진보당 1석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맡아 민주당 의장 선출에 힘을 실어주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이후 국민의힘과 민주당 대표 간 후반기 원구성 협상을 통해 이전과 반대로 민주당이 의장 후보를, 국민의힘이 부의장 후보를 내도록 최종 합의안을 도출했다.

또 상임위원장 자리도 전반기와 달리 민주당이 ▲도시환경 ▲문화체육교육 ▲복지안전 등 3개를, 국민의힘이 ▲의회운영 ▲기획경제 등 2개를 각각 맡기로 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의장 후보를 정하기 위해 경선을 치르면서 문제가 생겼다. 당내 경선에서 김 의원이 후반기 의장 후보로 선출되자 이 의원이 탈당 의사를 내비친 것이다.


시의회 민주당 측은 이 의원이 제출한 탈당계가 이미 처리된 것으로 파악 중이다. 다만 이 의원은 아직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뉴시스 취재진이 이 의원의 향후 의정행보 계획을 묻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민주당 측에서는 이 의원이 의장 선출과정에서 패배하면서 당을 나간 만큼 후반기 의장단 구성에서 더 이상 민주당 쪽의 지지를 얻기를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후반기 원구성 협상을 진행할 때 이 의원의 표를 차지하게 되면 다시 다수당 지위를 뺏어올 수 있기 때문에 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 배분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된다.

민주당은 전날(6월30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기존에 여야 교섭단체 대표 간 합의를 통해 민주당이 의장을, 국민의힘이 부의장을 후반기에 각각 맡기로 결론을 도출한 만큼 양당 합의안을 유지하는 것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의회사무처에 지난달 28일 오후 6시까지 접수된 의장 후보는 민주당 김정렬 후보, 부의장 후보는 국민의힘 이재선 후보로 각각 등록된 상태다.

다만 합의안이 관철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국민의힘이 의장직을 다시 가져오기 위해 이재식 의원의 도움을 받아 각 의원별 표계산에서 과반 이상의 우위표를 얻게 되면 기존 합의안이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의회는 7월 1일부터 3일까지 제383회 임시회를 열고 후반기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등 원구성을 마칠 예정이다.

다만 시의회가 원구성 과정에서 파행을 겪어 이번 임시회에서 이를 완료하지 못하면 추가 임시회를 열거나 제384회(8월26일~9월6일) 임시회에서 이를 꾸려야 한다.

지역사회 한 인사는 "지방의회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최일선에 놓여있는데 의장 자리를 놓고 거대 정당들끼리 시민을 뒷전으로 한 채 이전투구를 벌이는 것 같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씁쓸하다"며 "정당 이기주의에 빠지지 말고 서로 소통을 나누며 협치의 자세를 보여준다면 시민들로부터 존중받는 의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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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