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한 박상용 수원지검 검사의 증인 회유·협박 의혹을 재차 제기하며 "수사 대상"이라고 제기하자 검찰이 "명백한 수사 방해"라고 반발했다.
수원지검은 29일 언론에 입장문을 보내 "민주당의 반복되는 허위 주장을 바로잡기 위해 알려드린다"며 "이화영 피고인을 회유, 압박해 진술을 번복시키고 실체적 진실을 왜곡하려 한 것은 이화영 배우자와 민주당 관계자"라고 밝혔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날 오전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한 박상용 수원지검 검사를 두고 "증인 회유·협박, 특비 술파티, 추태 등 의혹 철저한 수사 대상"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해당 입장문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옥중노트에 적시된 박 검사의 회유·협박 정황은 매우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데 반해, 박상용 검사의 해명 내용은 대부분 추상적"이라며 "신빙성 있는 구체적 정황에 대한 박 검사의 부실한 해명은 먼저 법무부 감찰 등의 방식으로 검증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지난해 6월 쌍방울 대북송금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관련돼있다는 진술을 한 시기부터 같은 해 9월까지 이 전 부지사의 입장 변화를 일자 별로 제시하며 민주당 의견에 반박했다.
검찰 자료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6월9일 "이재명 전 지사가 대북송금과 관련되어 있다"는 진술을 시작한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경기도가 북한에 주기로 한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도지사였던 이 대표의 방북비 300만 달러를 대신 내줬다는 내용이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3월 대북송금 의혹으로 기소된 이후 거듭 쌍방울과의 연관성을 부인해 왔는데, 6월 처음으로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이어 같은 달 30일에는 "쌍방울이 대북송금을 대납했고, 이 대표에게 이를 보고했다"는 취지로도 진술했다.
이러한 진술 내용이 법정에서 공개된 뒤인 7월25일 이 전 부지사의 아내는 재판에 와서 "정신 차려라! 계속 그러면 가족으로서의 의무 뿐만 아니라 변호인의 도움도 없을 것"이라고 이 전 부지사를 향해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는 이와 관련 최측근에게 오히려 "(내 처가)무슨 검찰하고 딜한 것처럼 말하고 다니는 데 자중하라고 해라. 혼자 광야에서 저러고 다니면 어떡하냐"고 말한다. 검찰은 이를 '이화영 회유 1차 실패'로 규정했다.
8월8일에는 이 전 부지사의 변호를 맡았던 법무법인 덕수 김형태 변호사가 법정에서 돌연 재판부 기피 신청서 등을 제출하고 사임 의사를 밝히고 퇴정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때도 이 전 부지사는 "나와 상의 되지 않은 것이니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보인다. 검찰은 이를 '이화영 회유 2차 실패'라고 봤다.
하지만 한 달여 뒤인 9월9일 이 전 부지사는 "이재명 관련해 검찰에서 한 진술은 김성태 등의 회유, 압박을 받아 허위로 진술했다"고 입장을 뒤집었다.
검찰은 이 한 달 사이 이 전 부지사의 재판을 처음부터 담당해왔던 법무법인 해광 변호사가 사임한 데다가, 아내로부터 "검찰 조사를 거부하라. 안 그러면 국선 체제로 알아서 재판해라. 당에서 도와줄 수가 없다. 당신 편 아무도 없다"고 압박을 받은 점이 입장 변화의 이유라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러한 설명자료와 함께 "상식적으로 36년간 정치활동을 하고 국회의원, 경기도 부지사, 킨텍스 대표까지 역임한 이화영을 상대로, 그것도 민주당 법률위원회 소속 변호사가 참여한 상황에서 민주당 대표에 대한 거짓 진술을 하라고 회유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 대책위도 술판 회유를 사실이라고 주장하다가 객관적 증거로 허위임이 드러나자 이화영의 최초 허위 주장으로 돌아가, 사후에 작성된 이화영의 옥중일지를 내세워 의혹을 제기하는 '도돌이표 의혹 제기'를 하고 있다"며 "여러 차례 반박했음에도 주장을 반복하는 의도는 '검찰이 이화영을 회유하여 받은 진술을 근거로 대북송금 사건을 기소했다'며 기소의 정당성을 흔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객관적 증거와 수많은 관련자 진술을 바탕으로 대북송금 사건의 실체를 밝혀 기소한 것"이라며 "이화영에 대한 회유·협박 주장으로는 결코 기소의 정당성을 흔들 수 없다. 불필요한 주장을 멈추길 바란다"고 했다.
검찰은 또 민주당이 주장하는 이른바 '울산지검 술판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의 수사나 재판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책임 있는 공당에서 이런 허위 주장을 반복적으로 일삼고, 특정 검사를 겨냥해 근거 없는 인신공격까지 하는 것은 명백한 수사 방해이자 재판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코자 하는 사법 방해에 해당하므로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수년 전 울산지검 검사들이 특별활동비로 술판을 벌이고, 민원인 대기실에서 배변을 보는 등의 행동을 했다"면서 "이 검사는 이화영 부지사 사건에서도 술과 연어 등 피의자 회유 협박 의혹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해당 의혹에서 지목된 검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다.
이에 대해 박 검사는 지난 20일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허위사실 유포, 조직적 비방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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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