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조래 개정 의결권 가진 시의회 결정에 따를 것"
경남 창원시가 마산국화축제 명칭에 가곡 '가고파'(김동진 작곡, 이은상 작사)를 다시 넣기로 하자 시민사회단체가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3.15의거기념사업회 등 마산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1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고파'는 3.15부정선거를 통해 영구집권을 획책했던 이승만과 이기붕 추대를 위해 전국 유세를 다니며 독재자를 찬양한 용서할 수 없는 인물, 이은상의 친독재 행적을 가리우고 시민을 현혹시키는 데 악용돼 왔던 이름"이라고 반발했다.
단체들은 "과거 이은상 문학관이 시민단체의 반대에 부딪히자 노산 문학관으로, 다시 가고파 문학관으로 개명을 시도했으나 결국 2005년 마산 문학관으로 확정돼 명칭 논란이 종결된 적도 있다"며 "창원시가 2000년 마산국화축제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축제를 2024년부터 제24회 마산가고파국화축제라는 이름으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고 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지역 시민들의 의견을 묻거나 주관단체인 마산국화축제위원회까지도 배제한 채 여론수렴 과정이 전혀 없었다"며 "친일, 친일파 옹호, 친독재 행적으로 오랜 기간 논쟁과 갈등을 빚고 있는 사람의 이름을 다시 소환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특히 "축제가 열리는 3·15 해양누리공원은 민주주의전당이 건립되고 있는 장소이며, 3.15와 4.11항쟁을 기념하는 김주열 열사의 시신 이양 장소로 경상남도 문화재가 있는 곳"이라며 "이는 민주주의와 민주열사를 모욕하고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고 기획하는 일부 지역 정치인들과 이은상을 추앙하는 문인들의 농간"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홍남표 시장은 창원시민의 대표적인 가을축제를 반민주 독재시대의 끔찍한 추억을 소환하는 정치적 기획으로 이용하는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면서 "만약 즉각 시정하지 않는다면 마산가고파국화축제 명칭 반대 운동에 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창원시 관계자는 "국화축제는 2000년 마산국화축제라는 명칭으로 시작했으나 2005년 마산의 이미지와 국화의 우수성을 부각하고 세계적인 꽃 축제로 도약하기 위해 명칭 공모를 통해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변경하고 2018년까지 사용했다"며 "다만 2019년 문화관광체육부의 축제명칭 간소화 의견을 반영해 마산국화축제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고파는 한국인의 정서적인 고향을 나타내는 말인 동시에 예향 마산의 대표적인 문화적 브랜드"라면서 "더불어 '가고파다'라는 중의적 의미를 내포하는 단어로 한국인의 정서, 향수까지 담은 풍부한 의미를 지닌 문화적 자산"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창원시 조례에 의거해 창원시 축제위원회에서 국화축제 명칭 환원이 심의·의결됐기 때문에 후속 절차로 조례 개정이 필요하다"며 "창원시는 국화축제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국제적인 축제로 발전하기를 바라며 조래 개정 의결권을 가진 의회의 결정에 따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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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