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토트넘) 선수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과 그가 운영하는 SON축구아카데미 코치들이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가운데, 아카데미 학부모들이 4일 "아카데미 내에서 문제가 될 만한 훈육과 체벌이 없었다"는 입장문을 냈다.
학부모들은 입장문을 통해 "단 하루라도 감독님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아이가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렇게 진심으로 아이들을 대한다는 느낌을 받은 지도자는 만나본 적이 없다. 날마다 걱정스러울 정도로 운동장에서 열정을 쏟아내는 지도자도 본 적이 없고, 해맑게 웃으며 아이들을 안아주는 지도자도 만나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들과 함께 서로 부둥켜 안고 뒹구는 코치들의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학대라고 할 수 있는지, 저희는 그 학부모가 이해가 되지 않고 원망스러움만 가득하다"며 "수 년간을 아카데미에서 지냈지만, 지금껏 단 한번도 체벌이라는 것은 없었다. 과도한 체력훈련은 아이에게 오히려 독이라며, 과도하게 운동을 시킨 적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아카데미 소속 유소년 선수 A군 측이 지난 3월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 손 감독과 코치진으로부터 욕설과 체벌을 당했다고 주장한 데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학부모들은 "오키나와 전지훈련에 함께 동행한 부모님들이 아이들도 체벌이 있었다는 그날의 분위기에 대해서는 '무언가 분위기를 바꿀 터닝포인트는 필요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며 "어느 누구도 별다르다, 특이하다 느끼지 못했고 아이들조차 무슨 별일이 일어난 것인지 의아해 하고 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우리 학부모들이 감독님을 떠받들고 있다거나 체벌이 정당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직접 일을 겪은 당사자들은 정작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 일을, 바깥 사람들이 각자의 잣대만을 들이밀어 아카데미 안에서 마치 큰 범죄가 저지른 것처럼, 구성원들을 피해자로 둔갑시키고 오히려 저희를 괴롭히는 것을 멈춰 주십사 부탁을 드리고 싶다"고 호소했다.
문화연대 대안체육회,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스포츠인권연구소, 체육시민연대 등 시민단체 4곳이 지난 1일 공동 성명서를 내 손 감독과 코치들을 향해 "인권 감수성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엄정 수사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학부모들은 "여태 운동장에 한 번 와보지도 않은 시민단체라는 사람들은 직접 만나보지도 않았을 감독님을 폭력적이라며 비판하고 있고, 눈길 한 번 주지 않던 스포츠 윤리센터는 아카데미를 들쑤시겠다며 예고를 하고 있다"며 "정작 이 곳에서 지내는 아이들은 행복하다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한 인권이고, 누구를 위한 수사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 꿈을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땀흘리는 우리 아이들이 입고 있는 이 피해는 누가 책임을 지는 건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학부모님은 가슴에 손을 얹고 정말로 떳떳하시나"라고 반문했다.
앞서 손웅정 감독과 손흥민의 형 손흥윤 수석코치 등 코치 2명은 지난 3월 19일 아카데미에서 축구 훈련을 받던 중학생 A군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A군 측은 일본 오키나와 전지 훈련 중 코치에게 엎드린 자세로 맞아 붓고 피멍이 들었으며, 손 감독에게 수시로 심한 욕설을 들었고 목덜미를 붙잡히고 밀쳐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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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주재기자 / 방윤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