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아리셀 공장, 4년간 같은 화재 '5번' 반복

경찰 수사 과정서 아리셀 리튬 배터리 폭발 화재 4건 추가 확인
이날까지 참고인 65명 불러 조사…"면밀한 수사" 약속

화재로 31명 사상자를 낸 경기 화성시 리튬 배터리 공장 아리셀이 이전에도 4번의 화재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경기남부경찰청 화성서부 화재 사건 수사본부에 따르면 아리셀은 이번 화재 이전 2021년 2건, 2022년 1건, 올해 6월 1건 등 모두 4건의 화재가 있었다. 이들 화재 모두 리튬 배터리에서 일어난 폭발 화재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을 포착하고 명확한 화재 원인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2021년부터 4건의 화재 폭발이 있었고, 리튬 배터리가 위험성을 고려하면 안전의식이 높았어야 한다"며 "화재 원인 규명과 대규모 인명 피해 원인 확인을 위해 공정이나 교육 등 전반적인 부분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아리셀에서 지난달 24일 화재 이틀 전인 22일에도 불이 났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22일 화재는 작업자가 배터리에 전해액을 주입하는 공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배터리 온도가 급상승하는 현상이 일어났고 해당 배터리를 분리해 보관했는데 불이 난 것이다.

이 불은 내부 작업자가 자체 진화했다. 공장은 이후 작업을 이어갔다. 아리셀은 해당 화재를 자체 진화하고 소방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화재 직후 배터리를 점검하거나 화재 매뉴얼을 재정비했다면 이번과 같은 큰 피해는 줄일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경찰은 화재 피해자 다수 발생 원인 가운데 하나로 '배터리를 한 곳에 모아둔 것'을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문가 의견 등을 보면 배터리가 한 개만 폭발해도 주변으로 열이 전달해서 반응이 일어난다고 한다"며 "화재 당시 영상 등을 보면 한 곳에 배터리가 쌓여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통해 화재 당시 현장에 43명 작업자가 있던 것으로 잠정 확인했다. 31명 사상자가 나온 것을 고려하면 12명 작업자만 무사히 탈출한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불이 난 3동 2층에 연구개발실과 작업장 등이 있는데, 당시 43명 작업자가 어디에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현재 파악한 인원은 진술과 영상 대조 등을 통한 것이기 때문에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까지 참고인 65명을 불러 조사했다. 참고인들은 아리셀 직원과 인력 공급 업체 메이셀, 한신다이아 관계자다. 또 아리셀에 원료를 공급한 업체 관계자 등도 포함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화재를 일으킨 리튬 배터리 자체가 모두 불에 타 없기 때문에 대조군을 살피는 등 공정상 문제를 파악하고 있다"며 "면밀한 수사를 통해 사고와 대규모 인명피해 원인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4일 오전 10시31분께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 불이 났다. 불이 난 곳은 리튬 배터리 완제품을 검수하고 포장하는 작업장이었다. 이 불로 23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6명이 경상을 입었다. 사망자 가운데 내국인은 5명이다. 17명은 중국인, 1명은 라오스인이다.

경찰은 25일 박순관 아리셀 대표 등 5명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상,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26일에는 아리셀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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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