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상주농약사이다, 2016년 청송농약소주, 2018년 포항농약고등어탕
8년 만에 농약 든 오리고기 먹고 주민 4명 중태
경찰 용의자 특정 수사 집중
경북에서 2015년과 2018년 이후 6년 만에 또 다시 음식물에 농약을 넣은 사건이 발생했다.
2015년에는 상주농약사이다 사건, 2016년에는 청송농약소주 사건, 2018년 포항농약고등어탕 사건이 각각 발생한 것이다.
봉화군에서는 지난 15일 초복 오리고기를 먹고 식중독 의심 증세로 쓰러진 주민들 몸 속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본보 2024년 7월15일 단독보도)
16일 봉화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초복을 맞아 같은 마을 주민 41명이 한 식당에서 오리고기를 먹었다.
이들 중 60대 여성 1명, 70대 여성 2명 등 총 3명이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다. 이들의 공통된 초기 증상은 호흡 마비와 침 흘림, 근육 경직 등이다.
70대 여성 한 명은 심정지 상태, 나머지 2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119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심정지 상태였던 70대 여성은 병원에서 응급처치 후 맥박과 호흡이 돌아왔다. 하지만 여전히 의식은 없는 상태다.
이들은 모두 의식저하, 호흡마비 증세를 보여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채 치료를 받고 있다.
또한 이들과 함께 같은 테이블에서 오리고기를 먹었던 주민 2명 중 또 다른 여성 1명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상태가 악화돼 이날 오전 안동병원 응급실에 이송됐다.
이에 오리고기를 먹고 중태에 빠진 마을주민은 총 4명으로 늘었다. 병원에 입원 중인 주민 4명은 전날 5인석에 앉았었다.
안동병원은 전날 식중독이 아닌 약물중독에 의한 의식저하로 보고 전날 이들의 소변과 혈액 등 가검물을 채취해 국과수에 중독물질 검사를 의뢰했다.
국과수 검사 결과 이들 혈액에서 농약인 유기인제 성분을 비롯해 유기염소계 엔도설판 약물이 검출됐다.
해당 약품은 해독제가 없어 환자 몸 속에서 분해되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봉화경찰서는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에 지원을 요청하고 용의자 특정을 위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마을 주민을 상대로 탐문수사와 식당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는 등 다각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마을주민들에게서 살충제 성분이 나왔다"며 "누군가 고의로 음식에 농약을 넣은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경북 상주에서는 초복 다음날이었던 2015년 7월14일 상주의 한 마을회관에서 할머니 7명 중 6명이 냉장고에 든 사이다를 나눠 마셨다가 2명이 숨지고 4명이 중태에 빠진 '상주 농약사이다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당시 유일하게 사이다를 마시지 않은 박모(91·여)씨로 밝혀졌다. 이에 박씨는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국내 최고령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
또 2016년 3월 경북 청송군 현동면 한 마을회관에서 냉장고에 든 소주를 나눠 마셨다 주민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당시 용의자로 지목된 70대 A씨는 같은달 31일 경찰의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앞두고 자신의 축사 부근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8년 4월21일 포항에서는 농약 고등어탕 사건이 뱔생했다.
아침 식사로 준비한 고등어탕을 먼저 먹은 주민 1명이 구토 증상을 보였다. 고등어탕에는 저독성 농약 150㎖가량이 들어있었다.
범인 주민들과 갈등이 있던 60대 C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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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