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기가 보챈다고 마구 때려 살해…범인은 20대 친모·지인

돌 갓지난 아기 상습폭행…낮잠 자거나 밥 안먹는다고 때려
지인 B·C씨, 한 달간 폭행…아기 잠들면 일어나라고 때려
친모·지인 B씨, 아기가 보챈다고 때리다가 결국 사망
1심, 친모·지인 B씨 징역 20년 선고했으나 2심이 15년으로 낮춰
28세 친모·29세 지인 B씨, 징역 15년 확정
징역 12년형 받은 26세 지인 C씨는 상고

돌이 갓 지난 아기를 무차별적으로 학대해 숨지게 한 20대 친모와 지인 남성에게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24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친모 A씨(28)와 지인 B씨(29)는 상고를 제기하지 않았다. 검찰도 A씨와 B씨에 대해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다만 같은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또 다른 공범 C씨(26)는 지난 15일 대전고법에 상고장을 제출해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약 1개월 동안 생후 400일쯤 된 A씨의 아들 D군을 상습적으로 폭행하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D군이 낮잠을 자지 않거나 밥을 잘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혼모인 A씨는 동거남의 가정폭력을 피해 B씨와 C씨의 집에서 지냈다. 아기를 가리켜 B씨와 C씨는 "기를 죽여놔야 편하다", "무서운 이모·삼촌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별다른 경제활동 없이 A씨가 받는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하면서 아기에게 이유식을 주지 않는 등 제대로 보살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해 9월 25일 이들과 함께 여행을 하고 돌아오던 차 안에서 D군이 낮잠을 잔다는 이유로 구레나룻을 잡아당기다 얼굴을 부딪쳐 눈에 멍이 들게 했다. 또 밥을 먹지 않는다며 팔을 때렸다.

B씨도 자신의 차 안에서 D군의 발바닥과 머리 등을 수 차례 때리는 등 한 달 동안 D군을 학대했다. C씨 역시 아기가 잠들자 일어나라며 때린 것으로 전해졌다.

10월 4일에는 D군이 새벽에 깨서 보챈다며 A씨가 얼굴을 여러 차례 때리는 것을 본 B씨가 합세해 D군을 때렸다. 이들의 폭행으로 인해 D군이 이날 오후 2시께 숨을 고르게 쉬지 못하면서 동공이 확장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지만 이들은 병원에도 안 가고 1시간 넘게 방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이들이 뒤늦게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D군은 이미 사망했다. 아기의 몸 전신에서 타박상과 멍 등을 발견한 의료진은 아동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사인은 외상에 의한 저혈량성 쇼크사였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식을 지켰어야 하는데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1심은 A씨와 B씨에게 징역 20년, C씨에게 징역 15년을 각각 선고했지만 2심은 형을 낮췄다.

2심 재판부는 "친모는 피해자를 보호하고 양육할 최소한의 의지가 있었지만 여러 정황상 인식과 인지가 저하된 상태에서 공범들의 행위에 동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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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취재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