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수사선상 오른 충북도 출연기관장…"도덕적 해이" 지적

충북도 산하 출연기관장들이 석연치 않은 펀드 자금 운용은 물론 특정기업에 특혜 제공 등 혐의로 줄줄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이들에 대한 도덕적 해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는 지난 6일 청주시 오송읍 충북경제자유구역청 청장실과 기획행정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지난 4월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정된 첨단재생바이오 글로벌 혁신특구 사업에 참여한 A업체에 대한 특혜 의혹 등으로 수사를 확대한다는 소문에 경자청은 물론 도청 직원들도 술렁이고 있다.

도와 경자청은 기관 차원의 특혜가 아닌 개인적인 비위 의혹이라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글로벌 혁신특구 추진 등 도정 현안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2013년 4월 출범한 경자청은 충북경제자유구역 개발계획과 투자유치와 경제개발 지원을 위해 설립한 충북도 산하 기관이다.

지난해 1월 임명된 또 다른 도 산하기관장 B씨도 디스커버리 펀드 자금 부실운용사건과 관련, 최근 1년간 검찰 수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8월 B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 한 데 이어 최근 B씨를 소환 조사했다.

디스커버리 펀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하나은행과 IBK기업은행, 한국투자증권 등을 통해 판매됐다가 운용사의 부실 운용으로 현재 환매가 중단된 상품이다.

도 관계자는 "이 사건이 B씨가 기관장 임명 전 일어난 일이며, 현재 수사는 마무리 단계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출연기관장들의 검찰수사와 더불어 도 자체감사에선 직속기관과 사업소의 부적절한 업무처리가 적발됐다.

지난해 직속기관과 사업소의 운영실태 감사 결과 자치경찰위원회 9건, 내수면산업연구소 9건, 자치연수원 13건, 남부출장소 7건, 북부출장소 4건 등 42건이 지적됐다.

자치경찰위는 업무추진비나 사무관리비 회계를 문란하게 했고, 내수면산업연구소는 기간제 근로자 채용과정의 문제 등이 드러났다.

자치연수원은 환경개선사업에서 불필요한 분할발주를 통해 수의계약을 추진했고, 북부출장소는 전입 직원에게 가족수당을 부당 지급했다는 등의 지적이 나왔다.

도청 안팎에서는 이 같은 도 산하 출연기관장들의 비위 의혹을 도덕적 해이 때문이라고 보면서 도의 관리감독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그러면서 재선을 위해 지인이나 퇴직 간부공무원을 배려하는 회전문 인사가 아닌, 출연기관 특성에 맞는 최적임자를 선임해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최근에는 전문 경영인이 많은 게 사실이지만 일부 개인의 도덕적 해이와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피해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집행부의 관리감독 책임"이라며 "민관 경영 평가 등을 반영해 기관장에 대한 인사조치까지, 강력한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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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