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전문의 부족 이송 거부" 충북서 잇단 응급실 뺑뺑이

임신부 이송 거부 끝에 구급차에서 출산
호흡 곤란 80대 청주에서 진천까지 이송

최근 충북에서 병상과 전문의 부족 등을 이유로 응급실 이송이 지연되거나 다른 지역 병원으로 원정 진료를 떠나는 응급상황이 잇따르고 있다.



21일 진천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1시30분께 충북 음성군 삼성면에서 임신부 A(40대·여)씨로부터 분만 진통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A씨 이송을 위해 청주, 진천, 음성 일대 병원을 수소문 했으나 병상과 전문의 부족 등의 이유로 이송을 거절당했다.

도내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인 충북대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6명 중 2명이 병가를 내 24시간 응급실 운영을 일시 중단한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산모의 양수가 터졌고, 구급대원들은 의사의 의료지도를 받아 신고 접수 1시간30분 만에 구급차 안에서 아이의 출산을 도왔다. 이후 산모와 아이는 65㎞ 떨어진 경기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13일에도 청주에서 응급실 이송 불가 상황이 빚어졌다.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에서 80대 여성의 호흡 곤란 신고가 119에 접수됐으나 병원 수소문 끝에 20㎞ 떨어진 진천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B씨 가족은 "청주가 진천보다 응급시스템이 잘 돼 있을 텐데 이송할 병원이 없다는 것에 놀랐다"며 "멀리 떨어진 응급실에 환자가 이송되다가 어떻게 됐을지 몰랐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전공의 부족 등 의료사태가 언제 지속될지 모르겠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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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