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전국민 25만원 지급법 안돼"…부결 촉구 건의안 가결

94명 중 찬성 64명, 반대 30명으로 가결
"과도한 유동성 공급에 따른 물가 상승"
민주 "81조 부자 감세하더니 서민 겁박"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 중인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법'(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건의안이 서울시의회에서 통과됐다.



서울시의회는 27일 본회의에서 '2024년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전국민 25만원 지급법) 부결 촉구 건의안'을 재석 94명 중 찬성 64명, 반대 30명으로 가결했다. 건의안은 이번 주 중 국회로 이송될 예정이다.

전국민 25만원 지급법안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6일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 재의결을 앞두고 있다.

이민석 서울시의회 대변인은 건의안과 관련해 "25만원 지급에 따른 소비 진작 효과는 이미 소비가 회복된 쪽에 집중될 가능성이 커 국민 경제 전체적으로 봐서는 크다고 할 수 없다"며 "반면 과도한 유동성 공급에 따른 물가 상승이 우려되며 이 경우 피해는 전 국민, 특히 중산층과 서민이 더 큰 고통을 받게 된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실행을 위해서는 12조8000억~17조9000억원의 재정이 소요되고 이 비용은 국채 발행으로 충당하게 돼 미래 세대에 큰 부담을 안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또 "무엇보다 법안에서는 25만원 지급의 방법으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과 전 국민 대상 지급을 제시하고 있는데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여부와 그 규모 등은 지자체 고유사무"라며 "이러한 고유사무를 국회가 전 지자체에 사실상 강제하는 것은 지방자치를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서울시의회는 대한민국 국회가 건의안의 참뜻을 헤아려 전국민 25만원 지급법안을 재심의할 때 전체 국민 경제의 건전한 발전과 저출산에 허덕이는 미래 세대의 부담 경감 차원에서 반드시 부결시켜 주기를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의석수에서 밀려 건의안 통과를 막지 못한 시의회 민주당은 반발했다.

민주당은 논평에서 "지난해 56.4조원의 세수 감소를 비롯해 3년 간의 부자 감세로 줄어드는 세수가 약 81조원에 이른다고 한다"며 "부자 감세·초부자 감세로 역대급 세수 결손을 초래한 국민의힘이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을 두고는 '미래 세대에 죄를 짓는 행위' 운운하는 것이 실로 개탄스러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이어 "역대급 세수 결손을 초래한 81조에 이르는 부자 감세와 13조원의 경기 부양 예산 중 어느 것이 국가 경제를 파탄에 이르게 하는 나쁜 정책인가"라며 "잇따른 공공 요금 인상과 유례 없는 폭염 속에서 에어컨조차 마음껏 켜지 못하는 서민들에게 최소한의 민생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17억 아파트를 물려받고도 상속세 한 푼 내지 않는 부자 감세보다 부당한가"라고 따졌다.

민주당은 그러면서 "시의회 국민의힘은 근거 없는 재정 위기를 운운하며 서민을 겁박하지 말라. 민생은 외면한 채 정치적 유불리만 따져 반대를 위한 반대, 대안 없는 반대로 서민 경제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방해하지 말라"며 "집권 3년 동안 전 정부 탓·야당 탓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면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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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