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 역사바로세우기 시민모임은 19일 "복원한 조선식산은행을 항일종합기념관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은 항일투쟁 역사와 독립운동가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이날 성명에서 "식민 지배와 수탈의 상징적인 장소에 항일종합기념관을 만들자는 것은 역사적 맥락을 무시한 망언"이라고 강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시민모임은 "조상들이 강도떼로부터 온갖 수난을 당했던 곳에 유품을 모시겠다는 것은 광주 금남로에 전두환 기념관을 세우겠다는 말과 같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항일종합기념관 설치를 제안한 박상호 충주시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식산은행 건물 철거를 요구해 온 이 단체는 충주시에 대해서도 "역사의식도 문제의식도 없이 일제 잔재 복원에만 몰입한 충주시가 문제의 근원"이라면서 비난하기도 했다.
충주시 성내동에 있는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 특수은행인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으로 쓰였다. 1933년 12월 본관 약 208㎡(63평), 부속건물 약 112㎡(34평) 규모로 신축했다. 광복 후 한일은행 건물로 쓰이다가 1980년대 초 민간에 매각돼 2015년까지 가구점 매장 등으로 사용됐다.
시민모임 등의 철거 요구가 있었으나 시는 각계각층의 의견 수렴을 거쳐 존치하기로 하고 지난 3년 동안 23억원을 들여 외관을 복원했다.
박 시의원은 지난 12일 제288회 충주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식산은행 건물에 항일 자료와 승전자료를 전시하면 학생들의 산교육현장으로 각광받을 것이고 충주의 위상이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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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