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024년 3년간 직원 병가 사용 내역 전수조사
한준호 "도덕적 해이 심각…명확한 기준 마련해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들이 최근 3년간 병가를 내고 미용 목적의 시술을 받거나 집안일을 하는 등 제도를 악용한 사례가 수백건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2022~24년 직원 병가 사용 내역을 전수조사한 결과 사유가 부적절한 사례가 232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병가 사유에는 ▲라식·라섹 등의 시력교정술 164건 ▲눈매교정술 17건 ▲가사 정리 50건 등이 포함됐다.
문제는 이들 사유가 병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한 의원의 지적이다. '국가공무원 복무업무 편람'은 '본인의 미용 또는 단순 시력교정 목적으로 라식수술을 받는 경우에는 병가를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코레일 취업규칙도 업무상 이외의 부상 또는 질병에 한해 병가를 허용하고 있어 '가사 정리'는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
코레일은 7일 이상 병가를 연속으로 사용할 경우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주택도시보증공사, 에스알, 국가철도공단 등 타 기관은 연간 누계로 6일 초과 시 증빙서류(진단서)를 제출하게 돼 있다. 코레일의 임직원 근태관리 시스템이 훨씬 느슨한 셈이다.
코레일은 이미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에 '직원들이 병가를 내고 해외여행을 다닌다'는 제보가 들어오는 등 병가 시스템의 허점이 노출되기도 했다. 이에 지난 5월 자사 직원을 상대로 자체 감사를 실시했고, 감사원도 해당 사건에 대한 감사를 다음 달까지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한국철도공사는 허술한 관리로 인한 도덕적 해이를 바로 잡고, 병가가 올바르게 사용될 수 있도록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을 주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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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