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청탁과 뇌물을 받은 전·현직 세무공무원들의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26일 대구지검에 따르면 검찰은 '토착 세무비리 사건'의 1심 판결에 불복해 대구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종길)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1심 판결이 뇌물을 줬다는 공여자의 진술을 인정해 다른 세무공무원들에게는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며 "유독 전(前) 대구국세청장에게 뇌물을 줬다는 진술은 믿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워 이를 바로잡고자 항소를 제기했다"며 항소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유죄가 선고된 다른 피고인들 역시 사안의 중대성과 죄질을 고려할 때 더 무거운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항소를 제기했다"며 "항소심에서도 피고인들의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피고인들 가운데 7명이 전·현직 세무 공무원이다. 전직 세무 공무원이자 세무 대리인은 대구국세청 조사국, 세무서 조사과 등에서 20여년간 근무하다 퇴직했다.
전(前) 대구국세청장인 A씨는 2022년 8월4일 오전 11시 청장 집무실에서 '전관' 세무 대리인으로부터 세무조사 관련 청탁으로 현금 300만원을 받고 9월 같은 집무실에서 신경을 써줘 고맙다는 감사 인사와 함께 현금 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지난해 9월 공무상의 비밀을 누설하고 허위 공문서를 작성하는 등 혐의, C씨는 4차례에 걸쳐 모두 1031만원 상당과 고가의 리조트 숙박 등의 이익을 수수한 혐의, D씨는 지난해 9월26일 오후 대구국세청 사무실에서 세무조사와 관련해 편의를 제공해줘서 고맙다는 취지의 감사 인사를 받고 현금 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E씨는 F씨와 공모해 2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하는 등 부정한 행위를 한 혐의, F씨는 공문서를 위조하는 방법으로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도록 세무조사 결과를 임의로 변경해 4000만원의 뇌물을 요구하고 2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하며 부정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G씨는 2022년 8월4일부터 지난해 9월26일까지 피고인들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와 청탁 및 알선의 대가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 업체 대표 H씨는 세무조사 담당자에게 리조트 예약과 숙박 비용을 대납해 주는 등 총 365만원 상당 및 무형의 이익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국세청 공무원들과 세무 대리인 사이에 국가의 재산인 세금을 대상으로 흥정이 이뤄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세무 공무원과 '전관' 세무 대리인 등에게 징역 8개월~2년 6개월 등 징역형을 선고했다. 전 대구국세청장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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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