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곡괭이로 16.8m 땅굴팠다…송유관 기름 도둑들 '실형'

법원, 50대 2명에 각각 징역5년·4년 선고
건물 임차 계약하고 냉동 저장실로 위장
바닥 뚫어 송유관에서 기름 절도 시도해

창고 건물을 임차한 뒤 땅굴을 파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치려고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이 모두 실형을 선고 받았다.



5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최석진)는 송유관 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5)씨와 B(53)씨에게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지난 2월8일부터 6월20일까지 천안 서북구의 한 건물을 임차계약하고 냉동 저장실로 위장한 후 바닥을 뚫어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이들은 약 4m를 내려가 해당 지점에서 송유관 방향으로 삽과 곡괭이 등을 이용해 흙을 파내고 레일과 조명, 냉동 공조 장치 등을 설치하는 등 약 16.8m 길이의 땅굴을 파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B씨와 함께 범행을 공모하며 작업자 영입, 범행 자금 조달, 훔친 석유 판매 등 범행 전반을 관리했다. B씨는 지시를 받아 송유관이 매설된 지점까지 삽과 곡괭이로 땅굴을 파는 역할을 했다.

앞서 A씨와 B씨는 각각 2021년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 송유관 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송유관에 석유 절취 시설을 설치하는 행위는 송유관 파손으로 국가 경제 손실, 폭발이나 화재 등 공공의 안전에 대한 위험과 누출된 석유로 환경오염 등 사회적 해악에 대한 우려가 커 엄단이 필요하다"며 "범행이 미수에 그쳤지만 다수의 인물이 공모해 역할을 분담하고 계획적·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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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취재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