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에 스크린골프장, 논란 일자 '철거'

충북 청주의 한 유명 사찰이 정부 예산을 받아 템플스테이 공간을 지으면서 스크린골프장을 설치했다가 취재가 시작되자 급히 시설을 철거했다.



1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120년 역사를 지닌 충북 청주의 사찰 용화사는 3년 전 문체부 예산 등을 받아 템플스테이 수련관을 지었다. 이와 함께 지하에 스크린골프장을 설치했다.

템플스테이 관리를 담당하는 스님은 "저녁이 되면 참석자들이 할 게 없다. 참석자들을 위한 플랜B 이런 게 필요하다"며 스크린골프장이 템플스테이 참가자를 위한 공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실제로 스님들도 골프채를 잡았고, 템플스테이 참가자들도 이 모습을 봤다. 한 템플스테이 참가자는 스님들이 스크린골프를 하는 모습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담당 스님은 "작년, 재작년인가 한창 (골프에) 빠져서 제대로 한 번 해봐야겠다면서 연습도 좀 하고, 기도 스님들도 가끔 저녁에 식사하고 내려가서 심심풀이로 (했다)"고 변명했다.

지난달 문체부는 템플스테이 목적에 맞지 않는다면서 스크린골프장 철거를 지시했는데, 용화사 측은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철거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거 작업을 지켜본 한 템플스테이 참가자는 "(스님이) '용도에 맞지 않는 시설을 사용하고 있음에 내일 취재를 하러 올 것 같다'고 했다"며 "저녁 8시 넘도록 계속 철거 작업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문체부는 용화사를 포함해 전국 150개 사찰에 250억원의 지원금을 나눠주고 템플스테이 운영을 감독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문체부는 다른 사찰에도 비슷한 사례가 없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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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