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때문에 못 살겠다"…청주시 민원 3년 새 63% 껑충

집비둘기, 음식물 먹이에 천적도 없어
사체 처리·분변 등 올해만 291건 접수
"내년부터 먹이 주면 과태료 100만원"

청주 도심 곳곳을 점령한 비둘기 떼에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평화의 상징이던 비둘기가 도심의 골칫거리로 전락하면서 관련 민원도 급증하는 추세다.



시에 따르면 비둘기 관련 민원은 2021년 178건에서 2022년 223건, 2023년 229건, 2024년 10월 현재 291건으로 늘었다. 3년 새 63%나 늘었다.

비둘기 사체 처리, 분변·털 날림, 주거지 근처 비둘기 퇴치 등 불편 사항도 다양하다.


멸종 위기인 양비둘기와 달리 사람에게 불편을 끼치는 비둘기는 '집비둘기'다. 도심, 공원 등에 서식하며 음식물쓰레기, 곤충, 풀씨 등을 닥치는 대로 먹는다. 사람에게 적응한 종이어서 어지간한 위협에도 꼼짝하지 않는다.

환경부는 2009년부터 도심 내 집비둘기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했으나 실질적인 개체수 감소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청주시가 공원, 번화가, 교량 등을 중심으로 추산한 집비둘기는 2400마리 가량이다.

한국생태환경연구소 이찬우 부소장은 "사람과 가까이 지내는 덕분에 포식자의 위협이 없고, 음식 찌꺼기 등 먹을 것이 풍족하다"며 "도심은 집비둘기가 번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주택가가 몰려있는 도심 특성상 멧돼지나 꿩처럼 수렵지역을 지정해 엽사를 동원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덫을 놔 포획한 후 목을 부러트리는 방법이 있지만 동물 단체의 반발 가능성이 크다.

백로처럼 집단 번식한다면 둥지를 제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겠지만, 비둘기는 독립적으로 번식해 둥지 찾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시 관계자는 "관련 민원이 접수되면 먹이 금지 현수막을 달거나 조류 기피제를 제공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동물단체 등의 반발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지자체가 집비둘기 포획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나마 내년 1월24일부터는 유해야생동물에 먹이를 주는 행위를 제한할 수 있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된다.

지자체는 이를 토대로 조례를 만들어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를 물 수 있게 된다.

시 관계자는 "개정안 시행 후 새로운 규제로 인한 시민 반발을 고려해 충분한 논의 절차를 거칠 예정"이라며 "비둘기 개체수 조절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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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