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설 당시 도청 별관 일부 제거
제거 공간 아래로 진입로 놓여 복원 공사 대상 제외
추진단 "구조적 불가능…영상·사진으로 공간 재현"
과거 군사정권의 비상계엄 기간 동안 옛전남도청에 설치됐던 언론 탄압 기관인 '언론검열관실'의 복원 계획이 확정됐지만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건설 당시 놓인 진입로가 변수로 떠올랐다.
진입로 설치 탓에 제거된 옛전남도청 별관 일부가 이번 옛전남도청 원형복원 공사 과정에서 제외되면서 제거된 공간에 있었던 언론검열관실을 구조적으로 완벽하게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할 전망이다.
문화관광부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추진단)과 옛전남도청복원협의회(협의회)는 18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옛전남도청 복원 전시콘텐츠 설치 관련 대시민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는 추진단의 도청 복원 사업 과정에서 다양한 여론이 수렴돼야 한다는 의견에 광주시민 대상으로 마련됐다. 추진단과 협의회는 그간 지역사회와 수 차례 공청회 또는 설명회를 거치며 옛전남도청 내 전시콘텐츠 설치 관련 의견을 수렴해왔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지난 9월 열린 대시민 공청회 대비 일부 나아간 내용들이 공개됐다. 특히 1979년부터 1981년까지 이어진 군사정권의 비상계엄 당시 옛전남도청에 설치됐던 대언론 탄압기관인 언론검열관실의 복원 계획이 확정됐다.
앞서 도청 별관 2층에는 1979년 10·16 부마민주항쟁 당시부터 1981년 1월 24일까지 계엄사령부 전남계엄분소가 설치·운영했던 언론검열관실이 있었다. 언론검열관실은 운영 기간 동안 광주지역 모든 언론과 홍보 매체를 검열했다.
추진단은 광주지역 퇴직 언론인들의 제보를 통해 언론검열관실의 존재를 확인했다. 언론검열관실은 도청 별관 2층 농정과 자리 약 66㎡에 들어서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언론검열관실이 있었던 공간을 완벽히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언론검열관실이 있었던 자리가 ACC 공사 당시 도청 별관 일부를 제거하면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은 ACC 건립 과정에서 지역사회와 합의한 끝에 옛전남도청 별관 가로 길이 54m 중 24m를 철거하되 강구조물을 이용해 철거 부분의 형태를 보존하기로 했다.
언론검열관실이 있었던 농정과는 철거된 24m 내부에 있었던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 설상가상으로 철거된 공간에 ACC 입구로 통하는 진입로가 놓이면서 이번 건물 원형복원 공사 과정에도 철거 부분 24m는 제외됐다.
추진단은 도청 본관과 연결되는 2층 공간에 언론검열관실을 복원하는 방안을 내놓고 퇴직 언론인들과 협의하고 있다. 복원 공간에는 퇴직 언론인들로부터 받은 자료들을 토대로 관련 전시 공간이 꾸려질 전망이다.
추진단 관계자는 "공간을 완벽히 재현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사진과 영상 자료 등을 통해 공간이 있었다는 것을 전시로서 재현할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추진단은 이르면 내년 초 전시콘텐츠 설치 관련 대시민 결과 보고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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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외전남 / 손순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