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에게 겁을 줘 거액을 뜯어낸 종교인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형사1부(부장판사 박은영)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60대)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추징금 2500만원은 원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막대한 재산상 피해와 심각한 정신적 고통 속에서 일상생활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하고 현재까지도 피해 대부분이 회복되지 않았다"면서도 "피고인이 잘못 대부분을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는 점, 피해 회복을 위해 일정 부분 노력한 점 등을 볼 때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충남 공주에서 법당을 운영하며 2006년부터 15년간 신도 B(60대)씨에게 139차례에 걸쳐 14억여원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승적도 없던 그는 자신을 '부처'로 칭하며 "돈을 갖고 있으면 다 없어질 것이니 내게 맡겨라. 말을 듣지 않으면 가족들이 죽을 것"이라고 꾀어 돈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가족 신변에 대한 불행을 고지한 뒤 다른 사람들과 연락을 못 하게 하는 등 피해자를 완전 고립시켜 판단력을 상실하게 만든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해자를 잘되게 하려는 것이었다는 변명으로 일관해 반성의 모습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유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