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운용 B737-800 기종 총 101대 중 45대만 RIPS 설치
제주항공 39대 중 20대, 티웨이 27대 중 23대 설치 안돼
무안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 블랙박스에 충돌 전 마지막 4분의 기록이 남지 않은 이유로 '블랙박스용 보조전력장치(RIPS)' 미설치가 꼽히고 있는 가운데, 국내 6개 항공사가 운용하는 동일 기종 항공기 101대 중 56대에 해당 장치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부로부터 제출 받은 '6개 국적사 B737-800 항공기특별점검 결과' 자료에 따르면 사고기와 동일한 국내 운용 B737-800 기종 총 101대 중 45대에만 비상시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에 전력을 공급할 보조전원장치(RIPS·record independent power supply)가 장착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RIPS는 가동력이 정지되거나 동력 손실 시에도 음성기록장치(CVR)에 10분(±1분) 간의 동력을 제공하기 위한 장치로, 국제기구인 ICAO 기준 및 국토부 고시인 '고정익항공기를 위한 운항기술 기준'에 따르면 2018년 1월1일 이후 최초로 개별감항증명을 발급받은 항공기는 모두 설치 대상이다.
그러나 국내 6개 항공사가 운용하는 동일 기종 101대 중 56대는 RIPS가 장착돼 있지 않았다. 구체적으로는 ▲제주항공 20대 ▲티웨이 23대 ▲진에어 5대 ▲이스타 4대 ▲에어인천 4대 등에 RIPS가 설치되지 않았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제주항공의 경우 총 B737-800 보유대수 39중 절반 이상인 20대에 RIPS가 미설치돼 있었고, 티웨이는 총 27대 중 4대를 제외한 모든 기종에 RIPS가 없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2017년 이전 기종은 기체 개량이 필요해 의무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며 "신형 기종의 경우 설계될 때부터 보조전력장치를 달고 나오는 구조"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이러한 의무는 2018년 1월1일 이후 국내에 도입된 기종에 적용하되 이전 제작 기종에 소급 적용되지는 않았다는 것이 국토부 설명이다. 사고 기체 역시 2009년 제작돼 보조전력장치가 설치되지 않았다.
앞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에 따르면, 사고 기체는 메이데이(긴급조난신호)를 선언한 지난달 29일 오전 8시59분부터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에 충돌한 오전 9시3분까지 마지막 4분 동안 FDR과 CVR 모두 기록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사고기가 직전 버드 스트라이크(조류충돌)가 있었던 것을 근거로 엔진이 모두 멈추면서 전력 공급이 끊긴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사조위는 기록이 누락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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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