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근 정진상 전 실장, 소환조사 난항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 참여 실무자들 사망
화천대유 '50억 클럽' 곽상도 수사 답보 상태
검찰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수사의 연내 마무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요 피의자들의 구속영장 기각과 피조사자들의 연이은 극단적 선택으로 수사 동력이 약해진 탓이다. 대통령 선거가 70여일 앞으로 다가온 점도 '윗선' 수사에 부담이라는 관측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 소환조사를 계획했으나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 전 실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민주당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을 맡고 있는 그는 소환조사 요구에 협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대장동 의혹의 한 축인 배임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윗선 수사는 동력을 얻기 어려워진 모습이다. 사업협약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 과정에서 실무를 맡았던 김문기 성남도시공사 개발사업1처장과 그의 상급자였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시공사) 개발사업본부장(개발본부장)이 사망하면서다.
성남도시공사 투자사업파트장으로서 사업협약서 수정 작업을 주도했던 정민용 변호사(불구속 기소)는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후보에게 공모지침서 등을 직접 보고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정 변호사와 이 후보 모두 관련 의혹을 부인하는 가운데 당시 보고체계 등 관련 경위를 알고 있는 실무자들이 사라지면서 관련 진실규명 작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배임 의혹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에 수천억원대의 추가 수익을 안겨주려는 목적으로 사업협약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했느냐가 핵심인데, 이미 재판에 넘겨진 관계자들도 배임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등은 배임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모든 결정은 성남시의 이익을 우선해 이뤄졌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밖에 유한기 전 본부장의 황무성 성남도시공사 사장 사퇴 압박에 이 후보가 연루됐을 것이라는 의혹 관련 수사도 유 전 본부장의 사망으로 수사가 어렵게 됐다.
이른바 '50억 클럽'으로 불리는 화천대유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도 답보 상태다.
이달 초 검찰은 곽상도 전 의원에게 화천대유 측의 사업 편의를 봐주고 아들의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재소환 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곽 전 의원과 함께 '50억 클럽'으로 지목됐던 박영수 전 특별검사, 권순일 전 대법관 등에 대한 로비 의혹 수사도 혐의점을 특정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검찰이 내년부터 피의자신문조서(피신조서)에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 곽 전 의원을 기소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박 전 특검이나 권 전 대법관 등에 대한 처분은 당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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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허 균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