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측 "육아·아동학대 전문가 증인 소환해 학대 행위 맞는지 확인해야"
"부검결과 작성한 법의관에 구체적 부검 내용도 들어야"
재판부, 의견서 제출할 것 권유…"증인 불러 확인은 부적절"
자신이 운영하던 어린이집에 다니던 21개월 된 여아를 재우기 위해 다리로 압박하는 등 학대, 사망에 이르게 한 50대 원장에 대한 항소심이 진행됐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백승엽)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A(54·여)씨와 범행을 방조한 혐의로 기소된 친동생 B(48)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재판은 검찰과 피고인 측이 1심 판결에 불복, 쌍방항소를 제기해 진행됐다.
검찰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피고인 측은 학대가 아니었고 범행을 제지하지 않았다고 처벌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유로 각각 항소를 제기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피해 아동 사망 원인이 질식사가 맞는 지가 제일 중요하다”라며 “육아 전문가나 아동학대 전문가를 증인으로 불러 A씨의 행위가 학대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 부검 결과를 작성한 법의관도 증인으로 신청, 구체적인 부검 내용에 대해 물어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전문가 의견이 필요할 경우 의견서를 제출하는 것은 무방하지만 증인으로 불러 확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라며 “법의관 의견도 불러서 증언을 듣기보다 궁금한 부분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실 조회를 통해 확인한 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증인으로 소환해서 판단하면 된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피고인 측 변호인에게 국과수 사실 조회를 신청하면 채택, 법의관 의견을 확인하겠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오는 3월 23일 오후 3시 40분 다음 공판을 이어갈 예정이다.
앞서 A씨는 지난해 3월 30일 자신의 어린이집에서 21개월 된 원아 C양을 강제로 재우다가 다리를 몸 위에 올리는 등 학대, 숨지게 한 혐의다.
당시 C양이 발버둥 치자 약 11분 동안 강하게 끌어안았고 움직이지 않자 엎드린 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C양을 깨우다가 아이가 숨을 쉬지 않자 직접 경찰에 신고했고 이때 어린이집에는 A씨를 포함, 총 4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경찰 수사 결과 C양 사인은 질식사로 드러났고 추가로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한 결과 C양을 포함, 총 9명의 원아를 유사한 방법으로 35회에 걸쳐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학대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B씨는 신고 의무자임에도 이를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1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은 고통을 호소하지 못한 채 생명을 잃었고 B씨는 범행을 방치해 죄책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라며 A씨에게 징역 9년과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40시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을 선고했다.
또 B씨에게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 40시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도 함께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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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