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품질에 영향 미치는 재료 관리·보관 미흡
김은혜 "처벌규정 강화 등 실질적 제도 개선해야"
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공사 현장에 콘크리트를 납품한 업체 10공 중 8곳이 콘크리트 품질 관리 미흡으로 정부에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2020~2021년 레미콘 업체 품질관리 실태 점검 결과에 따르면 붕괴사고 현장에 콘크리트를 납품한 업체 10곳 중 8곳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콘크리트에 들어가는 자갈 모래 등 골재를 잘못 관리했거나 배합 비율을 맞추지 않은 업체가 3곳, 콘크리트 강도를 높이기 위해 넣는 혼화재를 부적절하게 보관한 업체가 3곳이었다. 또 시멘트 관리가 부실한 업체도 3곳이었다.
지난 2019년 5월 착공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는 2020년 3월부터 콘크리트 공사가 시작됐다. 국토부(익산지방국토관리청) 점검이 2020년 7~11월과 2021년 5∼7월 이뤄진 만큼 부적합 공장에서 생산된 콘크리트가 사고 현장에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
김은혜 의원은 "레미콘 생산공장의 약 88%가 품질관리 부적합 판정을 받는 현실에서, 육안으로만 이뤄지는 정부의 현장점검은 이 같은 인재(人災)를 배태할 수밖에 없다"며 "제2, 제3의 광주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처벌규정 강화, 우수 건설자재 인센티브 부여 등 실질적인 제도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라 말했다.
경찰은 화정아이파크 건설 현장에 콘크리트를 납품한 업체 10곳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콘크리트 강도 부족이 붕괴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면서 붕괴사고 현장에 공급한 콘크리트의 불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경찰은 해당 업체들로부터 콘크리트 납품 일자와 양, 배합 비율 등을 기록한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붕괴사고 현장에 있던 콘크리트 견본을 전문기관에 맡겨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국토부도 불량 콘크리트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콘크리트의 압축 강도 등에 대한 정밀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국토부 건설사고조사위 관계자는 "콘크리트가 건물의 하중을 유지할 수 있는 강도인지, 앞서 설계했던 강도에 도달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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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 조경수 사회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