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확진자, 정보 없이 역학조사 자가기입
일반관리군 재택치료자, 격리키트 못 받아
정부, 2주만에 3만명→17만명 추정치 변경
"유행 예측 잘못…새 지침 안착 시간 걸려"
정부가 코로나19 재택치료의 집중·일반관리군 분리 등 새로운 대응 체계를 발표 당일부터 적용하기로 하면서 예상보다 빠른 유행 확산세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역학조사 및 격리방식이 바뀐다.
확진자는 스스로 접촉자 등을 입력하고, 접촉자 등 격리 대상 통지를 확진자를 통해 일괄적으로 통보한다.
재택치료자는 집중관리군과 일반관리군으로 나눠 집중관리군만 건강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일반관리군은 스스로 건강 상태를 점검해 이상이 있을 경우 보고하는 식이다.
재택치료자의 동거가족은 미접종자여도 확진자의 격리해제 후 추가격리없이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정부는 이 같은 방안을 7일 발표했으며 자가기입식 역학조사와 집중관리군 중심 자가격리 키트 배송은 발표 당일부터 시행키로 했다.
즉 7일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는 이 같은 내용을 인지하지 못한 채 스스로 접촉자 등을 기입해야 하고, 일반관리군은 자가격리 키트를 당일 받지 못하게 된 것이다.
통상 정부는 중대한 사안이거나 국민들의 생활과 연관이 깊은 내용은 적용 시점에 시차를 두고 미리 발표해왔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경우 금요일에 발표해 3일 후인 월요일부터 시행했다.
최근 코로나19 관련 지침 변경과 관련해서는 고위험군 중심 유전자증폭(PCR) 검사 전국 확대를 지난3일부터 시행했는데 발표는 일주일 전이었던 지난달 26일이었다.
지난달 26일부터 광주와 전남, 평택, 안성 등 4개 지역에 새로운 검사 체계를 우선 적용한다는 발표도 이보다 앞선 같은 달 21일에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중대본은 "오미크론 대응을 위해 당장 시행이 가능한 방안은 바로 시행하며, 지자체 준비기간이 필요한 방안은 준비기간을 고려해 시행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예상보다 유행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급하게 지침을 변경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26일부터 1만명대로 올라선 데 이어 이달 2일부터 2만명대, 5일부터 3만명대로 증가했다.
정부는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이달 중순 최대 규모 확진을 3만명대로 추정했으나 전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월 말경 국내 확진자가 13만명에서 17만명 수준까지도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발언했다.
전문가들은 애초에 정부의 유행 규모 예측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유행은 우리나라가 처음이 아니었고 이미 한 달 전부터 다른 나라에서 유행을 해서 예측을 할 수 있었다"며 "다른 나라를 봐도 보통 한 달만에 10배에서 많게는 수십배까지 확진자가 증가했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7000~8000명대였을때 아무리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10만명은 대비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침의 급작스런 변경으로 인한 현장의 혼선 발생 가능성이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월3일에 시행한 검사·진료 체계 변경도 정착이 안돼서 검사를 못 받는 국민들이 많은데 여기다가 또 지침을 갑자기 바꾸면 현장에 정착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부 / 김종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