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누가 속냐고?'...딥페이크 영상통화로 '감쪽'

연애 빙자 사기 '로맨스 스캠', 최근 수법 다양화
허위 가상자산 투자·가짜 인터넷 뱅킹 송금 유도
세관 통관 사칭·사이버머니 대리 환전 유도까지
전문가들 "스스로 의심해 피해 막는 것이 최선"

#지난해 10월 한 범죄조직은 A씨가 사기를 의심하자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 영상통화를 걸어 안심시키려 했다. 통화를 빨리 끊으려 하는 등 부자연스러움을 느낀 A씨는 의심을 거두지 않아 피해를 입지 않았다.



#SNS서 만나 결혼을 약속한 주한 미군 여성이 결혼 준비를 위한 물건을 보냈다며 통관 수수료를 요구했고, 이미 1000만원 이상 송금한 내국인 B씨는 직접 인천본부세관을 방문한 뒤에야 사기당한 사실을 인지했다.

온라인에서 연인을 찾는 것처럼 접근한 뒤 돈을 뜯어내는 연애 빙자 사기 '로맨스 스캠'의 수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18일 국가정보원 등에 따르면 최근 범죄조직들은 비대면 추세에 맞춰 ▲딥페이크 기술 활용 ▲허위 가상자산 투자 유도 ▲가짜 인터넷 뱅킹 송금 요청 ▲세관 통관 사칭 금전사기 ▲사이버머니 대리 환전 등 로맨스 스캠 수법을 다양화하고 있다.

최근 들어 범죄조직은 피해자가 사기를 의심할 경우 피해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딥페이크는 인공지능(AI)으로 특정 인물의 얼굴을 원하는 영상에 합성하는 얼굴·음성 변조 기술이다.

B씨가 당한 사기는 '세관 통관 사칭 금전사기'다. 해외에서 국내로 물품 등을 보냈다고 속여 세관 통관 수수료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오랫동안 이어진 관계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사기로, 당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사기라고 확인돼도 이를 믿지 않는 경우가 많다.

'허위 가상자산 투자형' 사기는 재력가라고 속인 뒤 허위 암호화폐 등에 투자 유도하는 방식이다. 암호화폐 등의 가격이 상승하는 것처럼 보이는 허위 거래소 어플을 보여주며 피해자를 속인다.

'가짜 인터넷 송금형' 사기는 해양 엔지니어 등을 사칭해 접근한 뒤 인터넷뱅킹 정보를 알려주며 장비 구입 자금 대리 송금을 요청하는 방식이다. 가짜 은행 사이트에 접속하게 한 뒤 오류 화면을 보여주면서 대신 송금하도록 유도한다고 한다.

사이버 머니를 자신을 대신해 환전해 달라는 수법도 있다. 내국인 E씨는 지난해 10월 채팅사이트에 충전된 수천만원 상당 포인트가 곧 소멸될 예정이니 대리 환전 해달라는 말에 속아 수천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대리 환전을 요청한 뒤 환전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로맨스 스캠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선 잠재적 피해자가 스스로 주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통상 로맨스 스캠은 두 국가에서 일어나는 국제 범죄인데, 사법 공조는 강제가 아니라 임의 사항이다. 다른 국가에서 협조해 주지 않으면 잡기 어려운 것"이라며 "결국 본인이 피해 상황을 미리 잘 모면해야 한다. 방어 운전을 하면 사고 날 확률이 줄어들 듯 로맨스 스캠도 마찬가지로 스스로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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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