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연 "날 조사하라"…정작 檢은 "이미 확인, 혐의 못찾아"

녹취록 속 '그분' 지목된 조재연 대법관, 기자회견 열고 해명
"김만배와 일면식도 없어…검찰, 역할 해 논란 종식시켜달라"
檢수사팀, 이미 지난해 관련 의혹 확인…뚜렷한 혐의 못 찾아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과 관련해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 속 '그분'으로 지목된 조재연 대법관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반박했음에도 좀처럼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실체를 규명하고 있는 검찰의 수사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선거를 앞두고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관은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구속기소)씨와는 일면식도 없다"며 의혹에 적극 해명했다. 딸이 김씨 소유 판교 타운하우스나 경기 수원시 소재 아파트에 거주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하며 주민등록등본 등 실제 거주지 입증에 필요한 자료가 있으면 모두 제출하겠다고도 밝혔다.

조 대법관은 또 관련 의혹으로 검찰에서 서면 등 직간접적 방법으로 조사 요청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도 했다. 그는 "저와 관련된 일에 한해서는 검찰이 봤을 때 필요하다면 즉시 불러달라"면서도 "논란을 종식시키는데 검찰도 일정한 부분 제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번 의혹은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그분'이 지칭된 '정영학 녹취록' 내용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지난 2021년 2월4일로 알려진 이 녹취에는 김씨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구속기소)에게 "저 분은 재판에서 처장을 했었고, 처장이 재판부에 넣는 게 없거든. 그 분이 다 해서 내가 원래 50억(원)을 만들어서 빌라를 사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나온다.

대장동 의혹 초기 '그분' 논란은 막대한 개발 사업의 이익금을 챙겨간 천화동인 1호(화천대유 관계사)의 실소유주를 둘러싼 논란에서 비롯됐다. '천화동인 1호 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이라는 녹취록 내용이 거론되면서 야당에선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윗선'으로 개입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검찰이 확보한 녹취록 속 '그분'이 현직 대법관을 지칭하는 말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조 대법관이 의혹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이 "(녹취에) '그분' 표현이 한 군데 있지만 정치인 그 분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밝힌 것과도 맥이 닿는다.

의혹이 커지고 있지만 검찰은 이미 조 대법관에 대한 의혹은 이미 뚜렷한 혐의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의혹 초기였던 지난해 10월 검찰은 타운하우스 등을 둘러싼 내용을 김씨 등 관련자 조사를 통해 확인했지만 당사자를 불러 확인할 정도의 뚜렷한 혐의점을 찾지는 못했다고 한다.

한편 앞서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센터)는 21일 조 대법관 등을 5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고발했고, 서울중앙지검은 이를 대장동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에 배당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부 / 김종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