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협상 일지 5쪽 파일 공개...대화와 시간도 기록
최진석→尹에 전화, 이태규→장제원 전화해 尹일정 문의
"인수위 공동운영하는게 공동정부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 생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측이 27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측과의 단일화 협상 과정을 시간별로 정리해 공개했다. 국민의힘은 양측이 만든 협상 내용에 국민여론조사 방식 단일화 논의는 없었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공동 운영 등의 내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안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윤 후보측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그간 국민의힘 관계자와 국민의당 관계자가 만나 단일화를 두고 논의했던 과정을 담은 pdf파일을 언론에 공개했다. A4지 총 5장분량으로 날짜와 내용 등이 빼곡히 적혀있다.
◆최종협의안 내용은...'여론조사 방식 논의는 없고 인수위 공동운영' 논의
마지막 협상 실무자였던 장제원 의원과 이태규 본부장이 논의했던 내용엔 안 후보가 초반 제안했던 '국민 여론조사 방식'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 당선 후 운영되는 인수위를 공동운영하자는 논의는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질의응답에서 '최종협의안에 안철수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이 들어갔느냐'는 질문에 "실제로 전권대리인들 사이에 단일화 협의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여론조사 이야기는 한번도 나온 적이 없다. 방법을 역선택을 막고 하는 논의도 전혀 협상테이블에 오른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단일화 협상 실무자였던 장 의원은 27일 기자들과 만나 합의안 내용에 대해 "인수위를 공동운영하는게 공동정부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두 당간) 공약이 다른게 있다보니 그거 조율하다보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며 "인수위 차원에서 국정의 큰 틀을 함께 의논할 장을 만드는게 인수위니 그걸 공동정부 인수차원에서의 논의는 있었다"며 "윤 후보는 흔쾌히 수용했다. 자리를 뭘하자는게 아니라 공동정부 차원에서 조율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이날 취재진에 1차로 공개한 PDF파일의 파일명이 '정리해서 못 만나면 깐다'였던 것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마치 미리 협상 과정을 일지로 정리해두고 안 후보와 윤 후보가 회동을 하지 않으면 공개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한시간여만에 파일명을 삭제하고 다시 재공지했다.
한편 안 후보는 윤 후보 측과의 단일화 협상을 두고 "고려할 가치가 없다"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안 후보는 이날 전남 여수 이순신광장에서 유세 일정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이)어제 한번 이야기를 해보자는 제안을 했다"며 "도대체 어떤 말을 저희한테 할 것인지에 대해서 이태규 의원이 나가서 그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저는 전권대사(대리인) 이런 개념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는 윤 후보가 전날 전권을 위임한 후보자 대리인을 통해 단일화를 합의하고 각 후보들도 보고를 받았다고 한 주장과 배치된다.
안 후보는 "오늘 아침에 전해온 내용을 듣고 그 내용이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는 고려할 가치가 없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것이 답"이라고 못박았다.
◆2월7일 '국당 최진석, 尹에 직접 전화'
윤 후보측이 공개한 해당 파일에 따르면, 이달 7일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윤석열 후보에게 직접 전화를 했다.
최 선대위원장은 윤 후보에게 "안철수 후보와 교감 후 연락한다"며 단일화 조건을 먼저 제안했다.
윤 후보에 이에 안 후보의 뜻이라면 전폭 수용할 의사를 밝히고 공동정부까지 구성이 가능하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오늘 밤 즉시 회동도 가능하다"는 의사도 함께 전달했다.
국민의힘은 최진석 선대위원장이 국민의당 선대위 최고위직임을 감안해, 최 위원장이 안 후보와 사전 교감 후 전화한다는 이야기를 공식 협상으로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같은날 오후 4시께 최 선대위원장은 윤 후보에게 다시 전화해 "안 후보에게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통보했다.
그보다도 앞서 이달 3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과 안 후보를 돕던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만났다.
이달 8일에는 이철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신재현 국민의당 선대위 상임고문과 접촉을 시작했다는게 국민의힘 설명이다.
◆2월10일 국힘 장제원과 국당 이태규 접촉 시작
파일에 따르면 이달 10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당 이태규 선대본부장에게 안 후보의 승인을 받고 만나자고 제안했다. 장 의원은 이 과정에서 윤 후보의 단일화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돼있다.
다음날인 이달 11일 오후 9시께 장 의원은 이 본부장과 비공개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장 의원은 새로운 정부 수립 후 국정운영의 동반자이자 정치교체, 정권교체, 시대교체를 위한 공동선언문 작성을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이태규 선대본부장이 장 의원의 제안에 충분한 공감 및 노력 이행을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이달 12일 이태규 선대본부장은 장 의원에게 전화해 안 후보가 후보등록 이후 여론조사 경선 방식으로 단일화를 제안할 예정인것을 고지했다.
국민의힘 주장에 따르면 이 본부장은 '안 후보의 여론조사 단일화 제안이 지금껏 해온 단일화 협상의 끝이 아니라 시작을 의미한다'며 이해를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안 후보가 여론조사 단일화 방식을 고수하지 않겠다는 뜻을 해석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후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 내지 조사방법 등에 관한 사항들이 협상 테이블에 올라온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달 13일 안 후보는 대선후보 등록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윤 후보에게 여론조사 경선 방식 단일화 제안을 했다.
윤 후보는 같은날 코로나에 확진된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씨에 대한 쾌유 메시지를 보내고 안 후보와 전화통화를
했다. 사안을 고려해 단일화 관련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국민의힘은 설명했다.
이달 16일 안철수 후보측의 유세차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윤 후보는 사망 당원의 빈소가 차려진 천안 장례식장을 방문해 안 후보와 대화를 나눴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가 당일 조용한 선거운동으로 기조를 전화할 것을 지시했다고 했다.
◆이태규 본부장, 장 의원에게 尹주말일정 문의
이달 17일 이태규 선대본부장이 장제원 의원에게 전화해 윤 후보의 주말 일정을 문의했다.
이 때문에 20일인 일요일 윤 후보와 안 후보의 회동 가능성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었다.
장 의원은 이에 윤 후보와 협의해 기꺼이 시간을 비우겠다고 했다.
다음날인 이달 18일 오후 7시 장 의원과 이태규 본부장은 회동해 오는 20일 오전 중 윤 후보와 안 후보의 회동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19일 오후 9시께 이태규 선대본부장은 국민의힘에 "내부 회의 후 안 후보의 갑작스러운 심경 변화가 발생했다"며 부정적인 기류를 전달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직접 전화한다면 회동할 수 있을 것'이란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20일 오전 9시반께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회동 제안을 위해 전화했으나 통화가 불발됐고, 이후 10시반께 안 후보가 윤 후보에게 전화해 "어느 누구로부터 단일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보고받은 적 없다"고 말하며 "실무진들간의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고 한다.
이에 윤 후보가 "실무진을 정해달라"고 하자 안 후보가 "생각해보고 연락하겠다"고 언급했다.
이후 안 후보는 오후 1시반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제안한 단일화 제안을 철회했다.
이후 23일 장 의원은 이태규 본부장에게 윤 후보의 진정성을 전달했고, 다음날인 24일엔 이 본부장이 장 의원에게 "윤 후보가 직접 안 후보에게 전화로 회동을 제안할 것"을 요청했다는게 국민의힘 설명이다.
윤 후보는 24일과 25일 안 후보에게 회동을 요청하는 두번의 문자를 보냈다.
◆이태규 본부장, 26일 장제원에 전화해 추가 실무회동 제안
국민의힘은 이태규 본부장이 26일 먼저 장제원 의원에게 전화해 추가 실무 회동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윤 후보와 권영세 본부장에게 보고했다.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권영세 선대본부장에게 "이태규 선대본부장이 전권을 가지고 나갈 것"이라고 통보했다는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
윤 후보도 장 의원에게 전권을 부여하고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장 의원과 이 본부장이 마주앉아 비공개 회동을 진행했다.
후보 단일화 협상에 관한 최종안이 합의가 돼 양 후보에게 합의결과가 보고됐으며, 같은날 오후 9시께 이태규 본부장은 장 의원에게 전화로 '그간 대외적으로 완주의사를 표명해온 안 후보가 완주를 철회할 수 있는 명분을 추가적으로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장 의원은 이를 윤 후보에게 보고했고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전화를 했으나 통화는 불발됐다.
장 의원은 이 본부장에게 "윤 후보가 안 후보의 자택을 방문해 정중히 단일화를 요청하겠다"고 알려줬지만 안 후보는 자택으로 귀가하지 않고 바로 목포로 이동했다.
장 의원과 이 본부장은 27일 자정께부터 4시간 가량 추가 비공개 회동을 했다. 이 본부장은 윤 후보가 오전에 안 후보에게 회동을 제안하는 공개 기자회견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기자회견 문구도 합의했다는게 국민의힘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후 이태규 본부장은 이날 오전 9시 단일화 협상이 결렬됐다는 통보를 윤 후보측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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