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사무실에 "뼛속까지 친일" 락카칠…2심서도 유죄

사무실 간판 등 락카로 낙서한 혐의
1심 징역형 집행유예→2심 항소기각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무실을 찾아 항의 차원에서 락카 스프레이를 뿌리고 낙서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1일 법원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박노수)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재물손괴 등) 등 혐의로 기소된 A(39)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와 동행해 휴대전화로 낙서하는 장면을 촬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B(32)씨에게는 역시 1심과 같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8월8일 서울 동작구 소재 나 전 원내대표의 사무실 출입구 및 건물 내부 벽면에 부착된 간판에 붉은색 락카 스프레이를 칠하고, '우리 일본? 습관적 매국 뼛속까지 친일' 등 내용의 낙서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와 B씨는 나 전 원내대표가 당시 국회에서 일본과 관련한 발언을 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항의하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1심은 "민주사회의 시민은 누구든 자유롭게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표현할 수 있고, 건전한 비판을 할 표현이나 행동의 자유를 갖는다"면서도 "그와 같은 한계를 초과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유죄 판단했다.

이어 "민주적 정당성을 갖고 있는 선출직 공무원의 견해나 정책에 대해 건전하고 건설적인 비판이 아니라 범죄로 포섭될 수 있을 정도의 물리력을 동원한 항의는 건전한 상식과 이성에 기반을 둔 합리적 토론을 통한 사회통합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2심도 "A씨가 스스로 수사기관에 출석해 범행을 모두 자백한 사정은 있지만, 사전에 기자들에게 알려 취재하도록 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원심의 형을 무겁다고 할 수 없다"며 A씨 등의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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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